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스 2X)’로 불리는 KODEX200선물인버스 2X 상장지수펀드(ETF)를 10억9,392만 원 어치 매수했다가 반대로 코스피가 연일 오르자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커진 것이다. 그는 “시황과 추세를 보지 않고 단순히 정치적인 이유로 인버스를 샀다”며, “전 재산이었는데 8억 원이나 잃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도 같은 종목 토론방에 “다 잃고 떠납니다”라며 누적 손실 3억5,000만 원을 인증했다. 대형주가 아닌 작전주에 몰빵했다가 낭패당한 사람들도 한 둘이 아니다.
이처럼 주식 시장에서의 선택은 ‘신중함’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 단 몇 번의 클릭으로 매수와 매도가 가능해진 시대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종목 하나를 고르는 일은 자신의 판단과 책임을 시장에 내놓는 행위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충분한 분석 없이 소문에 기대고, 급등이라는 단어에 마음을 빼앗긴다. “남들이 다 사니까”, “이번엔 다르다더라”는 말은 수많은 후회의 출발점이 되어 왔다.
재테크 투자에서 후회가 반복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익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면서도 손실은 운이나 시장 탓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투자란 결국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를 스스로 정하는 과정’임에도, 많은 이들이 그 사실을 잊는다. 신중함이 사라진 자리에 조급함이 들어서면, 선택은 도박에 가까워진다.
재테크 투자는 결국 자신과의 약속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이 판단이 틀렸을 때도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이 빠진 선택은 위험하다. 신중한 투자는 수익을 보장하지 않지만, 후회는 줄여준다. 반대로 조급한 선택은 일시적인 성과를 안겨줄 수는 있어도, 대개 깊은 후회를 남긴다.
선택의 중요성은 개인의 경제적 선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와 사회적 선택은 그 파급력이 훨씬 크다. 대통령,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은 누구를 뽑을 것인지는 단순한 의사표시가 아니라, 향후 수년간 국가와 지역사회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선거가 끝난 뒤 “찍을 사람이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말로 책임을 희석시키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그렇다면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는 기준이다. 재테크 투자든 정치든, 타인의 말이 아니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세워야 한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위험까지 감수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선택은 늘 흔들린다. 둘째는 정보에 대한 태도다. 정보의 양이 아니라 질을 따져야 하고,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불편한 사실까지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세다. 어차피 본인이 선택한 것이라면, 설령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경험을 다음 선택의 자산으로 삼으면 된다.
인생에는 정답이 정해진 선택지는 없다. 다만 책임질 준비가 된 선택과 그렇지 않은 선택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매 순간 갈림길 앞에 서 있다. 그 길의 끝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깊이 생각하지 않은 선택은 반드시 후회를 남긴다는 사실이다. 선택과 결과를 감당하는 일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후회 없는 삶이란 완벽한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신중한 선택을 반복해 온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