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금품수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영부인 출신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전직 대통령 부부에게 모두 실형이 선고된 것도 모두 지난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혐의에 대해선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과 제27형사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년8개월과 추징금 1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현행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총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여론조사(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세력에 자신의 계좌를 맡길 때 시세조종을 인식하거나 이를 용인했을 가능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가 이들과 공동정범으로 범행을 실행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시세조종’이란 시장에서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형성되는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가격을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조종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행위다.
재판부는 “방조의 성립은 별론(별개 논의)으로 하더라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는 없다”며 “방조범이 가능한지 여부는 공방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방조의 성립 여부에 관해선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행 형법 제30조(공동정범)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제32조(종범)제1항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고, 제2항은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기소 및 재판 과정에서 정범이 성립하기 어려우면 방조범으로 처벌도 검토할 것을 요구하거나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이에 대한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명태균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여론조사와 관련한 지시를 받거나 이들에게만 여론조사를 제공한 것은 아니라는 것.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고가 물품을 전달받은 혐의는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가 2022년 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를 알선 명목으로 받은 것을 인정해 수수한 물품을 몰수할 수 없어 그 가액 상당액을 추징토록 했다.
하지만 2022년 4월 받은 샤넬백은 알선 명목 금품으로 볼 수 없어 이 부분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당시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에게 구체적인 청탁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
현행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ㆍ요구 또는 약속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는 작년 8월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 ▲2021년 4월∼2022년 3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태균 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천만여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8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28일 입장문을 발표해 “법원의 공동정범 관련 판단, 정치자금 기부 관련 판단, 청탁 관련 판단 등은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할 것임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