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칼럼】 김영일의 사회경제 이야기⑫ -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에너지 혁명: 대학 유휴 부지와 연료전지가 열어갈 AI 시대

2026.04.13 17:57:02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일상이 되고 모든 산업이 데이터화되는 '초연결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하지만 이 화려한 기술 뒤에는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리는 데이터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전력난 해결의 실마리를 '에너지 고속도로'와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원칙에서 찾아야 한다. 각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해당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에너지 혁명은 장거리송전에 따른 전력손실을 줄이고 지역별 차별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1. 전력망의 동맥경화, '에너지 고속도로'로 뚫어야

 

현재 대한민국의 전력 구조는 '장거리 송전'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동해안과 남해안의 대규모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거대한 송전탑을 세워야 하지만, 이는 사회적 갈등과 비용 문제로 사실상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대한 해법이 바로 '에너지 고속도로'다. 이는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최단 거리로 연결하고 남는 전력을 유기적으로 공유하는 지능형 전력망 시스템을 의미한다.

 

2. 대학 내 유휴시설, '에너지 자립형 데이터센터'의 거점으로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대학의 유휴 부지와 시설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전국 대학에는 활용되지 못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곳에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데이터센터(Edge Data Center)'를 구축하는 시나리오는 전력난 해결과 대학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에지 데이터센터는 사용자 근처에서 데이터를 처리해 지연 시간을 줄이고, 대학은 남는 공간을 첨단 인프라 거점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역 에너지 허브로 재탄생할 수 있다.

 

3. 왜 하필 연료전지인가?

 

AI 시대의 전력원은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는 안정성이다. 기상 조건에 민감한 재생에너지와 달리 연료전지는 365일 일정한 전력을 공급하는 기저 부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둘째는 공간 효율성이다. 좁은 부지에서도 고밀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대학 캠퍼스나 도심 내 설치에 최적이다.

 

셋째는 친환경성이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탄소 배출이 거의 없으며 공기 정화 기능까지 갖춘 미래형 청정에너지원이다.

 

4. 지산지소가 가져올 미래 변화

 

대학과 지역 거점에 연료전지 기반의 에너지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첫째, 가상발전소(VPP)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전국 대학에 설치된 분산 전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중앙 전력망의 부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거대한 에너지 저장소 역할을 하게 된다.

 

둘째, AI 산업의 로컬화를 촉진한다.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밀집될 필요 없이 지역으로 분산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과 데이터 처리 속도 향상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셋째, 대학의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이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대학이 직접 생산한 전기를 판매함으로써 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결론: 실행을 위한 정책적 결단

 

정부는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확대하고, 대학 내 에너지 융복합 시설 건립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지역에서 생산한 청정에너지가 지역의 첨단 산업을 돌리는 '지산지소'의 원칙이 바로 설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AI 시대의 진정한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고속도로 위에서 달리는 대학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신안산대학교 기술사관학교장 소방안전관리과 특임교수 김영일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영일 수소 및 연료전지 전문 행정사

신안산대학교 친환경에너지 기술사관학교장(특임교수, 기계공학박사)

 

 

김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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