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돈 칼럼】 윤형돈의 경영과 인간관계㉕ - 밥 아이거의 경청과 존중으로 만들어진 디즈니 제국 Ⅱ (제국의 확장)

2026.03.16 13:38:54

스티브 잡스와 신뢰에 기반한 디즈니의 픽사인수

 

아이거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디즈니애니메이션 부문이었다. 10년 동안 10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쳤지만, 4억 달러에 육박하는 손실을 기록하고 보여줄 만한 성과는 거의 얻지 못했다. 그러나 픽사는 성공작을 연달아 만들어내고 창의적 측면에서 그리고 상업적, 기술적 측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픽사의 인수만이 최적의 대안이었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매각 의사를 확인도 하기 전이었다.

 

아이거는 아이팟 동영상 협력으로 이제는 신뢰가 쌓인 스티브 잡스에게 연락해서 황당한 아이디어를 전달했다.

 

”두 회사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디즈니에서 픽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글쎄요,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군요“.

 

그리고 두 사람은 만나서 인수에 따른 장단점을 같이 정리했는데 장점은 빈약하기 그지없었고 단점은 차고 넘쳤다. 스티브는 ”견실한 장점 한두 가지가 수십 가지 단점보다 강력한 법이지요”라며 협의를 계속 진행했다.

 

아이거는 다음 주에 픽사를 방문하여 디즈니의 CEO가 픽사를 방문한 최초의 사례를 만들었다. 픽사의 핵심 인물인 존과 애드 캣멀을 만나 그들이 이룩한 창의성과 기술력에 공감하고 기술 부문 엔지니어들과 몇 시간을 함께 보내며 디즈니보다 훨씬 앞서있는 픽사의 기술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그리고 스티브에게 전화를 걸어 픽사를 방문한 경험을 솔직하고 과장되지 않게 찬사를 보냈다. 스티브는 존과 애드가 동의하면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했다.

 

아이거는 그 후 존과 애드를 따로따로 만나 ‘진정한 인수는 유형자산, 지적재산권이 아니라 사람을 인수하는 것이고,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픽사의 독특한 문화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수 후 시너지에 대한 확신을 주었다.

 

실제로 아이거는 전 직장인 ABC그룹이 1986년에 캐피털시티즈에 매각되고 1996년에는 디즈니에 매각되는 두 번의 피인수 사례를 겪으면서 인수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경험했고 그를 기반으로 한 아이거의 진정성과 열정을 픽사의 경영진에 잘 전달하였다.

 

2006년 디즈니는 픽사를 70억 달러에 인수하고 스티브 잡스도 디즈니의 이사진에 합류하여 아이거에 큰 힘이 된다.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인수

 

아이거의 디즈니애니메이션의 성장 전략의 핵심은 첫째, 고품질 브랜드의 양을 늘린다. 둘째는 기술적 진보를 통해 더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그것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역량을 키운다. 셋째,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3가지였다.

 

먼저 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응용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에 초점을 맞추어 ‘마블 엔터테인먼트’와 ‘루카스필름’을 우선 인수대상으로 정했다.

 

아이거는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CEO인 아이크 펄머터를 방문하면서 아이크를 최대한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경영진을 대동하지 않았다. 아이크는 인수에 대해서 의구심이 여전했고 마블의 핵심인물 일부도 디즈니에 인수 합병된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꼈다.

 

아이거는 과거 피인수자의 위치에 있었던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는데 결정적인 것은 스티브가 아이크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거가 픽사를 인수할 때 약속을 지켰고 픽사의 브랜드와 사람들을 존중해주고 있다” 한 것이다.

 

훗날 마블 인수가 완료된 후 아이크는 스티브의 전화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2009년 8월 31일 디즈니는 40억 달러에 마블을 인수한다는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루카스필름의 인수

 

아이거는 ABC엔터테인먼트에 근무하던 시절 조지 루카스가 제안한 ‘젊은 인디애나 존스의 연대기’ 방영 아이디어를 승인했고 시청율이 저조함에도 시즌 2까지 지원했다. 루카스를 만나기 위해 디즈니월드와 디즈니랜드에 ‘스타워즈 ’테마파크 개장식에 일부러 참관한 아이거는 당시 68세이던 루카스에게 ‘당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이제 누가 당신의 유산을 보호하고 존속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루카스는 과거 젊은 인디애나 존스의 연대기 시청율이 저조함에도 ‘시즌 2’의 제작을 승인해준 데 대해서 아직도 고맙게 생각한다며 만약 회사를 매각한다면 구매자는 디즈니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2012년 말 디즈니의 루카스 필름 인수계약이 40억 달러에 체결되었다.

 

아이거가 추진한 굵직한 인수합병은 공감과 존중이라는 단순한 원칙의 토대 위에서 접근하고 진실한 인간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본질을 존중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신뢰했고, 아이크는 마블팀의 가치를 인정받고 새로운 조직 안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확신, 조지 루카스는 자신의 유산이 디즈니에서 제대로 보살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했다.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 히든기업경영전략연구소 네트워크센터장 윤형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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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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