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관계의 한계에 부딪힌 오래된 커플이 이사한 곳에서 서로의 몸이 점점 붙어버리는 기이한 현상을 겪는다.
지난 1월 개최된 ‘2025년 선댄스영화제’ 미드나잇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였고,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국내에도 첫 공개되며 눈길을 끈 작품이다.
서로의 몸이 점점 붙어버리다
인디 뮤지션인 ‘팀’은 오랜 연인 ‘밀리’와의 변화를 위해 한적한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되고, 집 정리가 된 뒤 밀리와 산책을 나가게 된다.
그러던 중 폭우를 만나 낯선 동굴로 떨어지게 되고 그곳에서 알 수 없는 물을 마신 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밀리에게 몸과 마음이 이끌리게 된다.
밀리는 폭우를 피해 하룻밤을 지냈던 동굴을 갔다 온 뒤로 갑자기 팀이 이상해지고 있다고 느끼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도 팀에게 온몸이 이끌리는 것을 느낀다.
새로 이사 온 밀리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밀리의 동료 교사 ‘제이미’는 오랜 연인인 팀과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밀리를 위로하며 가까워진다.
팀과 밀리는 서로의 몸이 점점 붙어버리기 시작하고 제이미는 점차 그들에게 뭔가를 숨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연출을 맡은 마이클 생크스는 호주 멜버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감독이자 각본가로 인물 중심의 이야기와 스펙터클한 장르적 상상력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투게더>를 통해 첫 장편 영화에 데뷔해 공포와 관계 호러를 절묘하게 조합한 독창적 스타일의 바디 호러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마이클 생크스 감독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현실적으로 관찰된 감정을 바탕으로 ‘오래된 커플의 몸이 점점 붙어버린다’는 한 줄로 설명 가능한 강력한 아이디어를 발견했고, <투게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시네마틱한 장치들을 이번 작품을 통해 활용해 스크린에서 본 적 없는 방식으로 공포를 끌어올리며 독창적 감각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영화의 시작을 여는 실종 커플 ‘사이먼’ 역으로 깜짝 출연해 특별함을 더한다.
감독은 “이 영화는 누군가와 인생을 공유한다는 것의 잠재적인 공포, 즉 ‘헌신’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지속적인 불안감에 관한 이야기이다”라고 전하며, “공동 의존, 일대일 관계, 로맨스와 그로 인한 원망, ‘어느 순간이 되면, 우리는 정말 서로의 삶이 어디서 끝나고 어디서 시작되는지 구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까지 다뤘다”라고 덧붙였다.
자아의 독립성이 강해지고 사랑을 통한 희생과 의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현대인의 시각으로 사랑의 폭력성과 불안, 그럼에도 기이하게 매혹적이고 이상하게 위안이 되는 혼돈의 세계를 창조했다.
마이클 생크스 감독은 “<투게더>가 장르 영화 팬들에게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을 함께 나누며 살아본 모든 이들에게 울림이 있기를 바란다”라며 관람 포인트를 제시했다.
실제 부부 배우의 케미
두 주연 배우가 실제 할리우드 스타 부부라는 점도 화제다. 데이브 프랭코와 알리슨 브리는 지난 2017년 비공개 결혼식 이후 다양한 작품을 함께 작업해온 할리우드 대표 부부다.
국내에서는 <나우 유 씨 미> 시리즈로 유명한 데이브 프랭코는 할리우드 대표 만능 엔터테이너로 감독부터 제작자, 각본가로도 활동하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배우이며, 알리슨 브리는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로 넷플릭스 시리즈 <글로우: 레슬링 여인 천하>로 알려져있다.
알리슨 브리 역시 데이브 프랭코와 함께 영화 제작자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투게더>에서 제작자로 함께 이름을 올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북미 배급사로 유명한 네온의 선택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기생충>을 시작으로 <티탄>, <슬픔의 삼각형>, <추락의 해부>, <아노라> 그리고 2025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심플 액시던트>까지 6회 연속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픽업하는 남다른 감각으로 유명한 네온은 최근에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의 북미 배급권을 확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