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유한 실크상인이 부인인 ‘게르디나’의 초상화를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의뢰했고 그림은 16년 후인 1519년에야 완성이 되었다. 부부는 초상화를 보지 못하고 그 전에 세상을 떠나 그림은 프랑스의 왕 프랑스와 1세에게 팔렸다.
그림의 이름은 ‘모나리자’다. 그림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있고 매년 6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직접 보러 오며, 또한 수억 명이 포스터, 커피잔, 티셔츠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모나리자의 복제된 그림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그림을 완성하는데 걸린 기간이 아니고 유명해지는데 걸린 기간이다. 모나리자는 300년 동안 유럽 왕족을 위한 복도의 장식 정도로만 쓰였다. 형편없다고 평가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유명 그림에 비해서는 평범하게 여겨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18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단한 화가로 주목받지는 못했다. 아마 ‘도둑질’이라는 애국적인 행동이 없었으면 지금도 세상에서 잊힌 채 박물관 창고에 처박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도난을 당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한 모나리자
1911년 8월 21일 빈센초 페루자가 이끄는 한 무리의 남자들이 모나리자를 훔쳐 갔다. 이탈리아 사람인 페루자는 이탈리아에서는 전설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 프랑스박물관에 처박혀 있는 것에 분개했다고 한다, 도난당한 다음 날이 휴일이어서 26시간 동안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당시에는 그 그림이 별로 인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페루자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인기가 없는 그림 하나를 훔쳤을 뿐인데 48시간이 지나자 도난에 대한 뉴스가 세상에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파리 전역에 수배지 포스터가 깔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국제적 미술품 절도 조직과 암시장 수집가들의 소행이라고 분개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단서를 찾아서 상당수의 화가를 조사했고 거기에는 피카소도 심문 대상이었고 페루자도 조사를 받았다. 모나리자는 2년 동안 페루자의 하숙집 나무 기둥 바닥에 숨겨져 있었다. 페루자가 이탈리아 피렌체의 그림 거래상을 만나러 가는 기차에 몸을 실을 때까지는!
애초에 그림 거래상은 모나리자를 유명한 우피차미술관에 전시하고자 할 계획이었지만 페루자를 만난 후 마음을 바꾸어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페루자는 체포되었고 모나리자는 다시 루브르 박물관으로 되돌아갔다. 그림이 다시 전시되고 이틀이 지나는 동안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패러디가 유행이 되면서 지속적인 노출이 가능
그리고 몇 년이 안 되어 당대의 유명한 화가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919년 프랑스 화가인 마르셀 뒤상은 조잡한 제목과 함께 모나리자의 그림에 염소수염과 콧수염을 붙이는 풍자 그림을 그리고 스페인의 유명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도 뒤상과 비슷한 패러디를 그렸다. 미국 화가 앤디 워홀도 자신의 실크스크린 기법을 사용한 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모나리자를 꼽았다. 그 후로도 일자 눈썹의 모나리자, 우주인 모나리자, 베토벤 모나리자, 레고 미니큐어 모나리자 등으로 수백 가지의 패러디가 등장했고 이후에도 두번 더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오늘날의 미술평론가들과 역사가들이 레오나르도의 예외적인 그림 기법과 르네상스 그림에 끼친 영향 등 모나리자의 예술적 가치를 논하고 있지만 페루자에게 도둑맞을 때까지 그 그림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인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 선호적 연결법칙
모나리자처럼 널리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도 많아지고 그 과정도 쉬워진다. 소개받은 사람이 자신을 찾을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인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라고 하며 선호적 연결법칙으로 부르기도 한다.
다양한 사회 모임에 열심히 참석하고, CEO과정에도 적극적으로 다니면서 인맥의 형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인맥의 형성이 비즈니스나 업무 등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여서 좋은 인간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많은 경우, 업무적, 비업무적 연결 접점이 사라지면 세월의 흐름과 함께 서로가 망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동안 만난 인맥 관리 대가들의 공통점은 결코 잊히지 않도록 정기적 부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연락을 하면서 소중한 인연이 유실되지 않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대가 부담을 갖고 연락하지 않더라도 경조사도 알아서 챙기고, 비즈니스를 떠난 편안한 점심을 하면 그간에 서로의 변화된 모습도 확인하면서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효과가 가져오는 ‘약한 연결의 강한 힘 효과’의 소개성공율은 83%이다. 서로가 알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과 인맥의 확장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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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