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황선홍(47) 감독에 이어 최진철(44)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를 이끈다.
포항은 "지난 22일 밤 최 감독과 계약에 합의했다. 최 감독은 2016년부터 2년간 포항을 이끌게 됐다"고 23일 밝혔다.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이끈 대표적인 레전드"라고 최 감독을 소개한 포항은 "칠레월드컵에서 순간적인 상황판단과 훌륭한 대처능력으로 16강 진출을 이뤘다"면서 "짜임새 있는 조직력 축구로 뛰어난 용병술과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선임배경을 전했다.
또 신영권 포항 사장은 "변화, 발전, 미래를 모토로 삼는 최 감독의 축구철학과 포항이 가진 운영방향이 일치한다"며 "포항 유소년 시스템과 프로선수단의 체계적인 연계로 포항 특유의 축구 시스템을 유지,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수비수이지만 수비 축구를 지향하지 않는다. 공격적이고 스피드한 경기 운영을 선호한다"면서 "포항 스타일과 새로운 접목을 통해 포항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축구 스타일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96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최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총 65번의 A매치에 나섰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4강 신화를 썼고, 2006 독일월드컵에도 출전해 '붕대투혼'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07년 은퇴한 뒤 이듬해 프로축구 강원FC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이끌었고 지난달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칠레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최 감독은 지난 10일 처음으로 국내 언론을 통해 포항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포항은 "언론에 보도된 최진철 U-17 대표팀 감독은 차기 감독으로 검토 중인 다수의 후보자 중 한 사람"이라면서 "아직 그 누구도 접촉한 적이 없고 결정된 사항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약 2주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포항은 "시즌이 종료되는 11월29일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신임 감독 선임에 돌입하려고 했으나,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한 선수단 구성과 동계전지훈련 준비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조기에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올 시즌 황 감독의 지휘 아래 37경기에서 17승12무8패(승점 63)를 기록, 3위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