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우승 후보들의 첫 맞대결은 OK저축은행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OK저축은행은 2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2(25-18 25-22 22-25 16-25 15-13)로 승리했다.

지난 24일 우리카드에 패해 연승 행진이 끝난 OK저축은행은 대한항공을 완파하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4승1패(승점 12)로 선두 자리도 꿰찼다.

우리카드전에서 문제가 됐던 리시브 라인이 안정을 찾으면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였다. 3,4세트에서 잠시 삐걱거리긴 했지만 세터 이민규는 좌우 측면과 속공을 적절히 섞어가며 대한항공 블로킹을 교란시켰다.

시몬과 송명근이 각각 21점과 18점을 올렸고 센터 박원빈은 블로킹 5개 포함 13점으로 활약했다.

대한항공은 산체스(31점)의 발동이 늦게 걸리면서 연패에 빠졌다. 우리카드에 이어 OK저축은행에도 덜미를 잡힌 대한항공은 초반 상승세가 차갑게 식었다. 3승2패(승점 11)로 OK저축은행에 밀려 2위가 됐다.

1세트 초반에는 대한항공의 기세가 좋았다. 산체스와 정지석의 공격이 활기를 띄면서 10-6으로 앞섰다.

OK저축은행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송명근과 송희채, 시몬이 번갈아 득점을 추가하며 격차를 좁히더니 14-14에서 나온 송명근의 서브 에이스로 승부를 뒤집었다.

흐름을 탄 OK저축은행은 대한항공을 15점에 묶어둔 채 20점 고지에 안착했다. 이후 한결 여유로운 플레이를 선보이며 1세트를 25-18로 따냈다.

OK저축은행의 상승세는 2세트에도 계속됐다. 세트 초반 블로킹 착지 과정에서 발목이 살짝 꺾인 시몬은 개의치 않고 괴력을 뽐냈다. 시몬은 14-12에서 3연속 속공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23-20에서는 김학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떨어뜨리며 쐐기를 박았다.

대한항공은 3세트 들어 확 달라졌다. 내내 부진했던 산체스가 반전의 선봉에 섰다.

승부처에서 공이 집중됐지만 산체스는 큰 어려움 없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높은 타점으로 윽박 지르기 보단 블로킹 손끝을 겨냥한 노련한 공격으로 재미를 봤다.

산체스는 24-22에서 깔끔한 오픈 공격으로 세트를 끝냈다. 전진용은 22-20에서 송명근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떨어뜨리며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3세트 승리로 완전히 흐름을 되찾았다. 상황에 따라 세기를 조절하는 산체스의 공격에 OK저축은행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7-6에서 어려운 후위 공격으로 득점을 만든 장면은 산체스의 부활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주포가 살아나자 다른 선수들도 덩달아 힘을 냈다. 전진용과 정지석이 돌아가면서 손맛을 보며 OK저축은행 공격진의 힘을 뺐다. 김세진 감독은 컨디션이 떨어진 시몬을 빼고 강영준을 투입했지만 재미를 보진 못했다.

5세트로 넘어간 승부는 OK저축은행이 가져갔다. 이민규는 팽팽한 랠리가 이어지던 세트 중반 3연속 속공을 배달하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마무리는 송명근과 시몬이 책임졌다. 송명근은 12-11에서 시간차와 오픈 공격을 꽂아 넣었고 시몬은 14-13에서 빠른 판단으로 2단 공격에 성공,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를 3-2(25-11 25-19 18-25 20-25 15-10)로 따돌렸다.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해 동점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참사를 막았다. 4승1패(승점 9)로 1위다.

테일러-이재영 쌍포는 52점을 합작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개막 3연패 늪에 빠졌다. 교체로 투입된 김미연의 분전 속에 역전 드라마를 눈앞에 뒀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