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가조작 핵심인물인 김경준씨(41)가 귀국직후 피의자 신분답지 않게 묘한 미소를 흘리더니, 이튿날인 17일"내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김씨가 말한 자료라는 게 과연 어떤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면서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갖고 왔냐는 질문에 "갖고 온 게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수사관들에 이끌려 가는 바람에, 더 이상의 말은 하지 못했다.
김씨가 미국 LA연방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때부터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언한 바에 비춰보면 김씨가 말한 자료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함께 세운 LKe뱅크가 BBK의 지주회사로 이 후보가 BBK의 100% 실 소유주라는 점을 증명한다고 주장하는 소위'이면 계약서'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김씨는 지난 8월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LKe뱅크는 BBK, e뱅크증권중개 지분을 100% 가진 지주회사로, 대표이사(이 후보)가 회사 자금이 어떻게 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지금까지 여러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금융 사기 사건을 일으킨 BBK투자자문과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해 왔다. 따라서 김씨가 소위 '이면계약서'라는 것을 제출한다면 이 문서의 진위 여부 파악이 이 후보와 BBK와의 연루설의 진상을 밝히는 데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나라당측은 이미 김씨가 '위조 전문가'란 점을 들어 조작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검찰로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해 제출된 문서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등 신뢰성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최재경 부장검사)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BBK와 옵셔널벤처스를 운영하면서 주가를 조작하고 회삿돈 384억원을 빼돌린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횡령, 사문서 위조 등)와 2001년 12월 미국 도피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체포영장 시한이 18일 오전 5시께로 제한돼 있는 점을 감안해 시한(18일 오전)때문에 밤늦게라도 이날 일단 밤늦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영장이 발부되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이나 ㈜다스의 경영 및 BBK 투자 과정에 이 후보가 연관됐는지 여부 등을 본격 수사할 방침이다.
김부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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