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팬들을 들끓게 했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빅3'가 한 시즌 만에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5일(한국시간) '빅3'의 한 축인 케빈 러브(27·206㎝)가 계약 기간 중 남은 연봉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옵트 아웃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러브는 지난 2012년 이전 소속팀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4년간 608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마지막해 '선수 옵션'이 포함돼 있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옵트 인을 시행하면 팀에 잔류하고 옵트 아웃을 발동하면 FA 자격을 갖출 수 있는 조항이다. 2015~2016시즌에 대한 선택권을 가진 러브는 옵트 아웃을 선언했다.
이렇게 되면 러브는 계약 마지막 해의 남은 연봉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을 선언한 것으로 돼 7월 1일 자유계약 시장에 나오게 된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킹' 르브론 제임스(31·203㎝)가 친정으로 전격 복귀하면서 당장 우승권 전력을 갖추기 위해 드래프트 1순위 앤드류 위긴스와 재작년 1순위 앤서니 베넷, 올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등 팀의 미래를 모두 내주고 러브를 데려왔다.
시즌 초반 손발이 맞지 않아 고전하기도 했으나 서서히 빅3의 위용을 찾아가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러브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 보스턴 셀틱스와의 4차전에서 리바운드를 다투는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에 올랐고, 우승도 좌절됐다.
러브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7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3분을 뛰며 16.4점, 9.7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의 3옵션으로 궃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는 미네소타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 평균 26.1점, 12.5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출전시간도 평균 3분 가량 줄었다.
시즌 내내 러브는 자신의 출전 시간이나 기용 문제에 불만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 옵션과 관련해서도 팀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올스타 포워드답게 언제나 팀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러브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운 시즌일 수도 있었다. 올스타 포워드였던 그는 제임스와 카이리 어빙에 밀려 팀의 3옵션으로 전락했고, 더 이상 플로어 리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옵트 아웃을 선언했다고 해서 무조건 팀과 결별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팀과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 소속팀과 장기 계약을 맺으며 팀에 더 오랜 기간 남을 수도 있다.
제임스와 J.R 스미스 등의 선수 옵션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 러브를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대규모 출혈이 불가피하다.
현지에서는 클리블랜드는 물론 보스턴, LA 레이커스, 시카고 불스가 러브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