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아쉽게 돌아가게 됐다. 한국은 잊을 수 없는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준 곳이어서 너무 감사하다."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잭 한나한(35)이 남긴 말이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고 구단에 요청했고, LG 측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전에 앞서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한나한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운데 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삿말을 건넨 후, "LG 구단 단장님과 사장님, 감독님,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팬들과 구단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부상을 당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한국에 맨 처음 왔을 때는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깊은 생각을 못했었다"면서도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큰 기대감을 갖게 됐고, 팀이 하나가 되는 모습이 뿌듯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국 팬들에 대해서는 "미국과 도미니카, 일본에서도 경기를 해봤지만 한국처럼 열정적인 야구팬들을 보지 못했다"고 표현했다.
길거리를 걸을 때에도 팬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고 하는 등 가족들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줬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한나한은 "현재 허리가 아파서 치료를 해야할텐데 다시 경기를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지난주 토요일(13일) 경기 이후 통증이 생각보다 더 심해졌고 병원에서 재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음이나 머리는 계속 선수를 하고 싶은데 통증이 있다보니 확답은 할 수 없다"며 "일단은 가족과 함께 미국에 돌아가 재활에 전념하겠다. 몸상태를 보고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LG에 와서 돕고 싶다"고 밝혔다.
백순길 단장이 한나한과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제안을 해주셔서 매우 영광"이라고 대답했다.
남아있는 팀 동료들에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가 따뜻하게 대해줬고 함께 한 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낯선 국가에 오는 일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닌데 모든 사람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해줬던 모습을 잊지 않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서 8년을 뛰었지만 돌이켜봐도 LG에 와서 계약한 것은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만에 하나 은퇴를 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LG 유니폼을 입고 은퇴한다는 것이 기분 좋고 영광"이라는 뜻을 전했다.
출국은 다음주 초에 할 예정이다. 한나한은 "서두르지는 않고 있다. 서울을 좀 더 둘러보는 시간을 가진 다음 시간이 된다면 가족들과 바닷가에도 놀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한은 올 시즌 100만 달러를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종아리 부상으로 개막전부터 팀에 합류하지 못하다가 5월이 지나서야 1군 무대에 올랐다. 그는 32경기 107타수 35안타 4홈런 22타점 타율 0.327의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