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6월 성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매 경기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빈틈없는 야구도 계속되고 있다.
한화는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7-2 승리를 거뒀다.
최근 9경기에서 빠지지 않고 선취점을 내줬던 한화였다.
그러나 이날은 안영명의 호투와 김태균의 1회말 터진 홈런에 힘입어 초반부터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이날 경기 시간은 2시간55분으로 대전에서 열린 올 시즌 경기 중 최단시간 경기였다.
흠 잡을 데 없는 5점차 완승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한화 벤치의 대처는 빈틈이 없었다.
한화는 6-2로 앞서던 6회 2사에서 선발 안영명이 박진만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곧바로 박정진을 투입했다.
박정진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다가 8회 1사에서 박정권에게 2루타를 맞았다. 5점차 리드에도 불구하고 한화 벤치는 마운드에 마무리투수 윤규진을 올렸다. 윤규진이 1⅓이닝을 던진 뒤 권혁까지 마운드에 올라갔다.
이날 불펜에서는 13일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등판했던 송창식이 몸을 풀기도 했다. 그는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옮겼고 정상적으로라면 19일께 선발로 마운드에 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 주를 여는 화요일 경기였고 5점차 리드를 지키고 있었지만 거침없이 필승조 투수들이 투입됐다.
한화이기에 익숙한 광경이기는 했다.
한화는 지난달 23일 kt 위즈전에서 투수교체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6-1로 리드하고 있는 9회초 1사 상황에서 주자 1루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또 9회말 kt의 마지막 공격 때 아웃카운트 1개당 한 명씩 투수를 두 차례 바꿨다.
당시 김 감독은 "요새 야구는 안심을 못한다. 5점 차이는 금방 따라 잡힌다"며 "7회든 8회든 간에 순식간에 치고 나간다. 언제든지 최악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의 한화와 지금의 한화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가까스로 5할 승률을 유지하던 한화가 아니다. 시즌 성적 35승29패다. 최근 10경기 8승2패를 달리며 최고조에 올라있는 상태다.
그런데도 경기 전 김 감독은 "마음 속에 아쉬운 경기가 3~4경기 있다. 그 경기들을 잡았으면 지금 상위권에서 강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올 시즌 역전승 1위로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경기 후반 역전당한 3~4경기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김 감독은 7년 만에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을 싹쓸이했던 지난 11일부터는 선수들의 특타 훈련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스로 선수들이 잘하기 때문에 자기 시간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벤치에서의 냉철한 판단은 여전하다. 한화는 현재 5위이지만 선두와의 격차는 어느덧 2경기에 불과하다. 매 경기에 혼신의 힘을 집중하고 있는 한화가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