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동남아 2연전을 통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이재성(23·전북)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이재성은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1차전에서 헤딩 결승골로 팀에 2-0 승리를 안겼다.
전반 35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받은 이재성은 정확한 헤딩슛으로 미얀마의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한 경기 운영에 숨통을 트이게 해 준 한 방이었다. 고려대 11학번인 이재성은 동기들에게 보내는 세레모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은 후반 22분 손흥민의 프리킥 골을 보태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재성은 "UAE전이 끝나고 미얀마의 경기 비디오를 보고 밀집수비 공략에 대해 많이 훈련해서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잘 안 된 것 같아서 아쉽다. 세트피스로 두 골을 넣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라고 말했다.
이재성의 말대로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미얀마를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 진형에서의 짧은 패스들이 번번이 끊기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고질적인 골 결정력의 문제점도 반복됐다.
이재성은 "심리적으로 위축이 됐던 것 같다. 월드컵 예선의 첫 경기라는 부담과 압박감이 너무 컸다. 우리 경기를 잘 못 보여준 것 같다"고 아쉬웠다.
이어 "좁게 선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런 모습들이 잘 안 나왔다. 그래서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재성은 밀집수비에 가로막힌 공격진 중 손흥민과 더불어 단연 돋보였다. 시종일관 부지런히 움직이며 미얀마의 허점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이재성은 지난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전을 포함한 동남아 2연전에서 모두 나서 맹활약하며 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지난 3월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뒤 한국이 치른 4번의 A매치에 모두 출장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까지 얻은 모습이다. 팬들 역시 새로운 스타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들에 대해 "골을 넣기는 했지만 내가 아직 어려 팬들이 그런 평가를 해주는 것 같다"고 수줍어 한 이재성은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운 것이 많아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운 경기들이었다"고 더욱 나아질 미래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