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최근 베이징에서 개최된 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그 이후 중국인의 대(對)일 감정에는 유의미한 개선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5∼1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최근 중·일 관계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 결과 80%가 넘는 응답자가 일본에 대해 여전히 강한 반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 간 약 20만 명의 중국 네티즌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일본에 대한 감정을 묻는 문항에 대해 83%는 '큰 반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3% 미만이 '일본에 호감을 느낀다', 14%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토 분쟁과 과거사 문제로 줄곧 갈등을 빚었던 중·일 양국은 '관계 개선을 위한 4대 원칙'에 전격 합의하면서 APEC 기간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10일 성사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회동은 향후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으로 인해 크게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와 회담 전에 실시됐던 비슷한 조사를 비교해볼 때 중국 국민의 대일 감정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9월 베이징-도쿄 포럼 당시 중·일 양국이 벌였던 여론조사에서 86%의 중국인이 '일본에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었다.
이밖에 신화통신의 이번 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이번 중국 방문이 중·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56%가 '안 오느니만 못했다'고 답한 반면 '양국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사람은 5%에 불과했다.
또 내년(2015년) 양국 관계 전망에 관련해서는 66%가 더 나빠질 것, 4%만 좋아질 것으로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중국 국민과 정부 당국은 일본 정부에 대한 인식은 거의 비슷하다고 것을 알수 있다고 역설했다.
다수 중국 언론은 양국 정상회담 이후 두 나라 사이 '두꺼운 얼음'은 깨졌지만 냉기류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 정부 관계자가 최근 양국이 합의한 '관계개선 4대 원칙'을 뒤집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중국 유력 관영 언론은 "일본이 만약 속임수를 쓴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는 중·일 정상회담 이후 아베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한 발언에 대한 중국 정부 당국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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