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전 세계 주목 속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10일 베이징에서 취임 후 처음 만난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들이 아베 내각이 이번 회담에서 한 약속을 지킬지 향후 그 언행을 주목할 것이며 중·일 관계 향방은 일본 측의 행보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11일 중국 공산단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 해외판 고정 논평인 '망해루(望海樓)'에서 시 주석이 다른 국가 정상을 만날 때와 달리 아베 총리를 만날 때는 매우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면서 이는 최악의 중·일 관계 현 상태를 보여 준다면서 아베 내각이 이번 회담에서 한 약속을 지킬지에 대해 향후 그 언행을 주목하겠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시 주석이 이번 회견에서 양국 간 갈등 원인을 일본이 제공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아울러 중국 정부는 이번 만남을 '일본의 요청에 의한 회견(會見·접견)'으로 정의내리는 등 매우 적절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문은 "2기 아베 정권이 출범한 이후 아베는 말로는 양국 관계를 개선한다고 하면서 수 차례 언행의 앞뒤가 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이런 이유로 중국이 일본에 경계심을 갖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일본에 '인지의진(仁至義盡·모든 성의를 다한다는 마음)'으로 이런 조치를 취해 아베 정부에 '세심혁면(洗心革面·철저히 회개하다)'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신문은 아베 정부가 언행일치를 이루는지를 판단하는 데에는 3가지 시금석이 존재하는 데 ▲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서 도발을 중단하고, 사태 악화를 더 부추기지는 않는 지 ▲ 침략 역사 부인 발언을 멈추고,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더는 하지 않는지 ▲ 평화 발전의 길을 따라 평화헌법 수정 시도를 자제하고, 군사안보정책 제정에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지 등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런 가운데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정의로운 에너지를 추가하고 부정적인 일을 삼가면 양국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 "일본 측이 베이징에서 한 약속을 지킨다면 양국 관계는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그 반대로 되면 문제는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라고 언론은 경고했다.
한편 런민르바오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같은 날 '아베가 규칙에 따라 행동하면 중·일 관계는 발전할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도 향후 아베 정부의 신의(信義)를 점검하겠다고 강력히 시사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아베 총리와의 짧은 시간 동안의 회담은 예의적인 것으로 아베 정부는 중국이 자신들에게 예(禮)를 차렸으니 이제 자신들이 의(義)를 다시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베 내각은 이번에 베이징에서 합의한 '4가지 공동 인식'의 내용을 지켜야만 이번 회견을 성사시킨 우여곡절과 기대가 무의미하지 않게 할 수 있다면서 일본이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개선하려면 말도 행동이 따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문은 중국이 날로 강대해지는 형세 가운데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더욱 시급한 일이자 더욱 매력적인 선택이 됐다면서 중국이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일본에 온갖 예의를 보여준 가운데 지속적인 관계 개선 여부를 결정하는 '공'은 이미 일본 측에 넘어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