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세계, 새로운 냉전 직전" 경고

2014.11.09 18:45:44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맞아 독일을 방문한 미하일 고르바초프(83) 전 소련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강대국 간 긴장이 새로운 냉전을 불러오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오전 브란덴부르크문 인근에서 열린 베를린 장벽 철거 2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세계가 새로운 냉전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철의 장막이 걷힌 뒤 서방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으면서 최근 위기의 씨앗을 뿌렸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특히 냉전 승리를 선포했던 미국과 서방의 지도자들이 행복감과 승리에 도취해 유럽의 안보와 비무장화를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과 제도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서방 지도자들이 러시아가 약해지고 경쟁세력 부재를 이용해 세계의 독점적 지배를 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강화, 유고슬라비아(보스니아-코소보 전쟁 등)의 해체, 유럽 내 미사일 방어계획. 중동 내 전쟁들로 러시아와 서방 간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이는 마치 물집이 터져 피가 나고 곪아 터진 상처가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고르바초프가 이번 연설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서방 지도자들에게 최근 국내외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한 발언을 신중하게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당시 연설에서 서방 특히 미국에 대해 특히 강하게 비난했으나 연설 중에 그가 서방과의 긴장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협력관계를 맺는 방안을 찾으려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서방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가 심해져 루블화 가치가 올 들어 30% 정도 하락하는 등 러시아 경제가 루블화 가치 급락에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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