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진정한 통일은 진행 중

2014.11.09 18:42:32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독일이 9일(현지시간) 공산주의 붕괴와 유럽의 주요 강국으로써 독일 출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인 베를린 장벽 붕괴의 25주년을 맞았다.

25년 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던 시간에 맞춰 이날 새벽 장벽이 있던 자리에 15㎞로 촘촘히 설치된 불 밝힌 흰 풍선 8000개를 하늘로 날리는 행사가 열렸다.

베를린 시정부의 베를린 장벽 기념물 담당 악셀 클라우스마이어는 “28년 동안 베를린을 갈랐던 장벽의 붕괴는 돌이킬 수 없이 전혀 다른 세계 질서가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동독 출신인 앙겔라 메르켈(60) 독일 총리는 이날 일부 장벽이 남아 있는 현장에 있는 개보수된 박물관의 개장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물리학자였던 메르켈 총리는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당시 베를린 장벽에 대해 장벽 뒤에 갇혀 있었던 느낌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가면 내 인생 중 몇십 년 동안 이는 불가능할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며 “자유를 느끼는 데 35년을 기다려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 인생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1989년 11월9일 동독 사회주의통일당의 귄터 샤보브스키 정치국원의 성명이 왜곡으로 냉전의 가장 강력한 상징이 무너졌다. 폴란드의 포스트-공산주의 체제로 이미 예고됐고 헝가리의 국경 개방으로 촉발된 몇 달간의 중유럽과 동유럽 전역에서 벌어졌던 동독주민 대탈출로 인한 혼란은 요새화됐던 동독의 베를린 장벽 붕괴로 마무리됐다.

당시 동독의 강경파 지도부는 대규모 시위와 다른 사회주의 국가를 통한 서독으로의 주민탈출로 많은 압박을 받아왔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 다음날 에곤 크렌츠 당시 동독 서기장은 주민에게 비자 발급을 거쳐 서독 방문을 허용할 계획이었다고 밝혔으나 동독 지도부가 장벽에 몰려드는 주민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독일은 장벽 붕괴 이듬해인 1990년 10월3일 통일했다.

그 후 독일 정부는 동서 간 경제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2조유로(약 2680조원)를 투입했다. 많은 부분이 몰라볼 정도로 달라지긴 했으나 일부에 불균등은 남아있다.

임금과 연금은 동부가 서부보다 낮고 실업률은 동부가 서부보다 높다. 동부 주민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서부로 빠져나가 동부 대부분 지역의 인구가 감소했으며 최근 회복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지역은 일부뿐이다.

문화적 차이도 여전히 남아있다. 동부에 공산주의 시대의 유물인 탁아소에 맡겨지는 어린이의 비율이 서부보다 높고 동부에 야당인 좌파당의 지지율도 높다.

그러나 독일 지도부에서는 독일이 진정한 통일로 가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메르켈 총리뿐 아니라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도 동독 출신이다.

가우크 대통령은 “독일인들은 현재의 삶과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감사할 것”이라며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이를 바라고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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