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자치정부 수장과 지역의회 의원 선출을 위한 독자적인 선거를 강행했다.
미국의 소리(VOA)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선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국가들이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선거가 진행됐다.
친러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60%를 넘었다고 밝혔다. 또 투표가 평온하게 진행됐으며 심각한 법률 위반이나 사고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수장 후보에는 현 공화국 지도자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를 비롯한 3명이, 루한스크인민공화국 후보엔 현 공화국 지도자인 이고리 플로트니츠키를 비롯한 4명이 나섰다.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네츠크에서는 자하르첸코가 득표율 70% 이상으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으며, 나머지 2명의 후보는 9%대의 득표율을 보였다. 플로트니츠키 루한스크인민공화국 수장 후보는 63%의 표를 얻어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비록 이번 선거가 형식적인 형태지만 주민들이 직접 개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두 공화국의 정부 및 의회 구성 절차가 마무리되면 분리·독립 움직임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전차와 소총의 위협 아래 연출된 연극에 불과하다"며 이는 지난 9월에 체결한 휴전협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도 비난에 가세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오늘 선거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로 향하는 길목에 새로운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이는 양측이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체결한 휴전과 평화협정의 정신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에는 정치적인 의지와 선의가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모두 합의된 바에 따른 적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러시아 측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선거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남동부 주민들의 의지의 표현을 존중한다"며 "선거 당선자는 동부 지역 부흥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선거 자체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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