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우크라이나 총선에 출마한 다스 베이더가 26일(현지시간) 키예프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가면을 벗으라는 투표소 위원들의 요구를 거부해 투표를 저지당하자 자신의 투표권 행사를 둘러싸고 선거관리위원들, 현지 주민들과 승강이를 벌였다고 러시아 TV 방송사 러시아투데이(RT)가 우크라이나 현지 신문을 인용, 보도했다.
자칭 다스 베이더라는 빅토르 세브첸코 후보는 이날 다스 베이더의 가면, 헬멧, 망토 등 다스 베이더로 완벽하게 변신하고 투표소에 왔다. 이 후보는 영화 스타워즈에서 다스 베이더 역할을 한 제임스 얼 존스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변조하는 특수 장치를 흉부에 착용했다.
현지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우크라이나는 인터넷당을 이끌고 있는 세브첸코 후보는 이날 자신의 승용차 다스모빌(Darthmobile)를 타고 키에프에 있는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도착했다며 그가 처음에는 동네에서 길을 헤매다 투표소를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 투표소 장면이 담긴 동영상에서 이 후보가 투표소 안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우크라이나 여권을 들고 있었으나 영상에 보이지 않는 한 남성이 큰소리로 “나가라, 신분증을 보여줘 봐!”라며 그가 투표하는 것을 저지했다.
이에 그가 투표소에서 유권자를 등록하고 유권자에게 투표 용지를 나눠주는 선관위원들에게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자 한 선관위원이 얼굴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면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그는 투표소를 떠나면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또 투표권 행사를 거부당했다”며 “이는 실망스럽지만, 내가 투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은 새로운 우크라이나 제국이 건설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권력을 잡았거나 잡기 위해 출마한 정치인 모두 우크라이나 국민의 권리를 빼앗고 국민을 블랙홀로 끌고 가고 있다”며 현 정치판을 비판했다.
그가 인터뷰하는 도중 한 군인은 그에게 “영웅처럼 쇼하지 말고 전투모 쓰고 전쟁에 나가서 싸우라”고 소리쳤다.
그는 투표소에서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으나 선거 정보 내용이 담긴 투표 용지에는 자신의 얼굴을 공개해야 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으로 인터넷당의 당원들의 얼굴이 공개된 투표용지를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이번 일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RT는 이번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중앙선거 관리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출마 접수한 다스 베이더, 요다, 파드메 아미달라, 추바카, 팰퍼틴 등 영화 스타워즈 주인공이 많았다며 세브첸코 후보는 올해 초 치렀던 대통령선거에서도 다스 베이더로 변신하고 가면을 벗지 않아 출마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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