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블레어 전 총리도 노렸던 테러 용의자 재판

2014.10.15 12:21:59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영국 검찰이 기소한 이슬람 테러 용의자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까지 공격 목표로 삼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14일(현지시간) 런던 중앙형사법원에서 열린 이슬람 테러 용의자 에롤 인체달(26)에 대한 비공개 재판 중 모두 발언에서 총기 난사와 폭탄 공격 등 테러 음모를 꾸민 것이 의심되는 인체달의 차량에서 블레어 전 총리의 주소가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인체달은 런던에 살면서 테러 행위를 준비하고 폭탄 제조 지침서를 소지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나 이 혐의들을 부인하고 있다.

인체달의 변호사 리처드 휘텀은 이날 재판 중 모두 발언에서 블레어 전 총리의 주소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검찰은 인체달이 구체적인 공격 대상이나 구체적인 공격법울 정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며 “인체달이 아마도 주요 인물이나 인도 뭄바이 테러처럼 무차별 총기 난사를 계획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9월 경찰이 인체달의 승용차를 교통법규 위반으로 세웠을 때 그의 차를 수색하면서 안경집에서 블레어 전 총리의 주소가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며 “경찰은 당시 그의 차를 수색하면서 차에 도청 장치를 설치했고 그가 하는 말 속에서 ‘빈 라덴, 파트와(이슬람법에 따른 결정이나 명령), 지하드’ 등의 단어를 들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한 이날 재판에서 다른 증거들로 ‘당신 인근에 있는 이교도들과 싸워라‘라는 글이 적힌 공책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에 대한 인터넷 검색에서 나온 그의 전화번호를 제시했다. 

인체달은 지난해 10월 경찰에 체포됐고 검찰은 안보상의 이유로 이날 재판을 비공개 재판으로 요구했다. 

영국 법원은 재판 중 보통은 이후 재판 과정에 악영향을 줄 경우 이를 막기 위해 종종 언론보도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전에도 재판 중 일부 과정이 언론이나 일반인 방청이 제한된 적이 있었으나 변호사들이 모든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공판은 전례가 없다고 반발했다. 

언론까지 이에 반발하자 법원은 모두 발언과 평결 등 일부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취재진이 모든 과정에 참석하지만, 재판 진행 중에는 기사를 내보낼 수 없었다.

인체달의 공범으로 체포된 다른 테러 용의자 무니르 랄무르-부하드자르는 폭탄 제조 지침서 소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마지막 공판에 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2003년 집권 당시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침공 참여를 결정했다. 이 결정은 영국에서 지금까지도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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