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터키 국경과 맞닿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쿠르드 민병대와의 전투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더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현지 보건 당국의 보고를 인용, 보도했다.
쿠르드 현지 보건당국과 시민운동가들이 IS가 쿠르드 민병대와의 격전 중 최소 1차례 이상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스라엘 학제연구센터의 국제관계 연구소(GLORIA)가 수집한 현지 보건 당국 관계자와 여러 시민운동가들의 보고들에 따르면 IS가 코바니 인근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고 10일 후인 지난 7월12일 아브디코 마을을 공격하면서 화학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쿠르드 정부의 니산 아흐메드 보건장관은 이 보고서에서 아브디코 마을에서 벌어진 전투 중 사망한 쿠르드 민병대 대원들의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들 시신에서 눈에 띄는 상처나 외부 출혈은 보이지 않고 심한 화상과 흰 반점들이 명확하게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이 사진들은 쿠르드 민병대 대원들이 화학 독소 노출로 사망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IS가 실제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GLORIA 연구소는 이 사진들을 조사한 이스라엘의 전문가들이 시신들의 피부가 심하게 벗겨지고 큰 물집이 잡힌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처음 사용한 독가스인 겨자가스(이페리트)에 노출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고 보고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확실한 판단을 위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S의 코바니 공격 직전인 지난 7월 초 이라크 당국이 IS가 바그다드 북서쪽에 있는 군사기지 내 화학무기 시설로 사용됐던 대규모 시설들을 침입했으며 이 시설들에는 신경가스인 사린 등 여러 화학무기를 탑재한 로켓포 2500기가 저장됐었다고 보고했었다.
모하메드 알리 알하킴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가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보낸 서한에서 IS가 지난 6월11일 바그다드에서 북서쪽으로 58㎞ 떨어진 무산나 군사기지 침입 당시 장교들과 병사들을 억류하고 무기를 탈취했다며 다음날 시설 관리자가 IS가 감시카메라를 망가뜨리기 전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장면에서 일부 시설들에서 무기를 약탈당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 서한에서 무산나 군사기지 내 13번 벙커와 41번 벙커를 캡처한 화면을 지적했다.
그러나 유엔은 이 벙커들은 지난 1991년 2월 1차 걸프전 당시 포격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로켓포가 부분적으로 파손됐거나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사린 화학무기는 질이 떨어졌고 그 조건에서 오래 저장된 사린 화학무기 대부분은 분해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41번 벙커에는 겨자가스로 오염된 비어 있는 150㎜ 포탄 2000발, 잔유물이 담긴 1t 용량의 겨자가스 용기 605개, 심하게 오염된 건축 자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이 포탄은 화학전쟁에 사용할 수는 없지만, 독성이 남아 있을 수 있는 겨자가스 잔류물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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