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세계 최대 원유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 간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쿠웨이트가 OPEC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 감축 반대 입장에 동참하면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쿠웨이트 석유부의 알리 알-오마이르 장관은 전날 "아직 OPEC의 하루 생산량은 한도인 3000만 배럴에 못 미친다"며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생산량 감축을 원하는 국가들의 입장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앞서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유가 하락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오마이르 장관은 "긴급회의에 대한 초청을 받지 못했다"며 "최근 몇 주 간의 유가 하락은 예상됐던 것일 뿐 아니라 회원국들이 여전히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 유가가 미국과 러시아의 생산 원가인 배럴당 76~77달러 밑으로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회원국들의 생산량을 고려하면 감산이 반드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브렌트유는 사우디에 이어 이란, 이라크까지 가격 인하 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6월19일 최고치 대비 20% 가량 폭락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12일 1.5% 떨어진 배럴당 88.8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12월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유럽 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럽에 인도되는 원유의 가격을 인하하면서 고객들에게 선적할 수 있는 최대 규모를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라크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유가를 지난 2009년 1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인하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란도 내달 아시아에 공급하는 원유 가격을 약 6년래 최대폭으로 내리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CIBC 월드마켓의 원자재 부문 전략가 캐서린 스펙터는 "지난달 OPEC 회원국 중 3분의 1에 달하는 생산량을 공급한 사우디의 행동은 그만큼 절대적"이라며 "현재 베네수엘라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OPEC의 정기 회의는 오는 11월27일로 예정됐지만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opyright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