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가하면서 미국과 중국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조치에 반발해 이달 말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중국이 관련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중 관세를 대폭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성토하며 "2주뒤 한국(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현재로선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9일 희토류와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미국에 적대적인 무역 조치라며 크게 반발했다.
그는 "매우 이상한 일들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들은 매우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 생산과 관련된 모든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에서 제조되지 않는 것들까지 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같이 갑작스러운 무역 적대 행위에 관해 매우 분노한 다른 나라들로부터 연락받고 있다"며 "지난 6개월간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매우 좋았기 때문에, 중국의 이런 조치는 더욱 뜻밖"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들이 항상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느껴왔는데, 이제 역시나 예상이 맞았음이 증명됐다"며 "중국이 자석을 시장으로 조용히 독점적 지위를 구축해온 다른 원소들까지, 전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이러한 조치를 계속 유지한다면 미국 역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시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보다 훨씬 강력하고 광범위하다"며 "단지 바로 지금까지는 그렇게할 이유가 없었기에 제가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곧이어 APEC 회담 무산 가능성을 언급했고 "중국 측 (수출통제) 서한은 특히 부적절했다. 바로 이날이 300년의 혼란과 분쟁 끝에 중동에 평화가 찾아온 날이었기 때문"이라며 "저는 이 타이밍이 우연이었을지 궁금해진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들의 조치에 재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결국 미국에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고려 중인 대응 조치 중 하나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이라며 "마찬가지로 다수의 보복 조치들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정상은 지난달 통화에서 오는 30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하기로 합의했다. 미중 회담은 양국간 관세협상과 중국의 미국산 대두수출 중단 등 무역 현안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가하면서 양국 갈등이 재차 고조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회담이 실제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