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경기 침체 우려에 장중 128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상승폭을 모두 되돌리며 보합 수준에서 마감했다.
위축된 위험선호 심리와 유로화 등에 따른 강달러 흐름에 장중 1280원을 일시적으로 넘어섰다가 달러 약세 전환에 다시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1.0원) 보다 0.7원 오른 127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9.5원 상승한 1280.5원에 개장했다. 간 밤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아 장 초반 1280.9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상승폭을 줄여가며 소폭 상승한 1270원 초반대에서 마감했다.
장중 달러 가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1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4.44선 보다 하락한 104.1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위안화는 현재 6.889위안까지 올랐고, 달러당 131엔까지 절하됐던 엔화도 현재 130.24엔 선에 머물고 있다.
간 밤 발표된 독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8% 하락하고, 전년동월대비 8.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CB)의 긴축 경계심이 낮아질 것이란 평가가 유입되면서 유로화가 1.05 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간 밤 발표된 미 경제지표에 주목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계절조정)는 46.2로 집계됐다. 이는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50을 하회했다. PMI가 기준점인 '50' 아래로 내려가면 제조업 경기가 위축 상태에 있음을 뜻한다.
올해도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며 달러 강세로 작용할 수 있다.
3일(현지시각)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미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0.2%,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29.8%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각각 59.7%, 40.3% 였던 것과 비교해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국제 유가도 경기침체 우려 부각에 새해 첫 거래일부터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4.39% 하락한 76.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2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10.88포인트(0.03%) 빠진 3만3136.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36포인트(0.40%) 하락한 3824.1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50포인트(0.76%) 내려간 1만386.99에 장을 닫았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3.07% 하락한 3.7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84% 내린 4.388%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