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가산금리 개정 '이중 부과 지적'…코픽스(COFIX)는 상승

2022.10.18 10:39:35

은행 대출금리 항목에 예금보험료·지급준비금 제외키로
대출이자 인하 효과는 분분…다른 명목으로 인상 가능성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내년부터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 항목에서 예금보험료와 지급준비예치금이 제외될 전망이다. 그동안 예금자가 내는 예금보험료와 지준금은 대출자에게도 적용되면서 '이중 부과'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상승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은행의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정을 통해 가산금리 산정 시 예금보험료와 지준금을 빼는 방안을 서면 의결했다. 이대로 진행되면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예금보험료는 원금과 이자 포함 5000만원의 예금자 보호를 위해 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보험료를 말한다. 지준금은 각 은행의 전체 예금액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중앙은행에 예치해 예금자가 언제든지 맡긴 돈을 인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모두 예금자를 위한 성격이지만 그동안 대출자도 이를 부담하면서 대출 가산금리 산정 시 포함돼 왔다.

금융감독원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대 시중은행이 가산금리에 포함한 법적 비용은 10조2098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적 비용에는 보증기관에 내는 출연료와 교육세, 예금보험료, 지급준비금이 포함된다. 이 중 예금보험료는 2조1994억원, 지급준비금은 1조1822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정을 통해 예금보험료와 지준금이 빠지면서 은행 가산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빠진 항목이 다른 명목으로 부과되면서 실제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은행들은 그동안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를 더 벌려 왔다. 따라서 대출 가산금리에서 예금보험료와 지준금이 빠지더라도 금리인상기를 맞아 대출이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은행권의 여신금리 상단은 7%를 넘어 연말 8%대를 향해가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의 지표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의 자금 조달 경쟁 여파에 급등하면서 은행권의 대출금리도 이를 반영해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어서 대출금리도 낮아지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로 움직인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9년 9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서 10년 만에 최고치를 썼다. 은행연합회가 전일 공시한 9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0%로 전월 대비 0.4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2년 7월(3.4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2월(3.09%) 이후 9년 9개월 만이다. 상승폭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7월(0.52%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2.52%로 전월 대비 0.27%포인트 상승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2.04%로 전월 대비 0.25%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와 은행 수신금리가 오르고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이 증가하면서 급등했다.

코픽스가 상승하면서 이에 연동하는 주요 은행의 대출금리도 같은 폭으로 오르게 된다.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이날부터 0.44%포인트 인상된다.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국민은행 5.09~6.49% ▲우리은행 5.68~6.48% ▲농협은행 4.94~6.04%로 조정된다.

 

기존 대출자뿐만이 아니라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하룻밤 사이에 주담대 금리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시중 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의 전달 대비 상승 폭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 최종 기준금리 3.5% 수준으로 전망한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이 현실화하면 주담대 변동금리가 7%, 고정금리는 8%대를 넘볼 것이라 예상한다.

김미현 new2022kim@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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