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백화점 옥상공원이 미술관부터 레스토랑, 테마파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9일 신세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최초의 옥상공원인 신세계 본점 ‘트리니티 가든’이 캐주얼 레스토랑 ‘호무랑’을 품고 오는 10일 새롭게 문을 연다. 지난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개장을 위해 함께 진행된 본점 리뉴얼 공사에 맞춰 1년여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것.
신세계 본점의 트리니티 가든은 마치 뉴욕현대미술박물관(MoMA)의 조각공원을 서울 도심 한복판으로 옮겨놓은 듯 한 조각공원으로 꾸며 본점의 랜드마크로 자리해왔다. 모더니즘 미술의 거장 헨리 무어, 호안 미로, 제프쿤스 등 수년간에 걸쳐 수집된 작품들을 자연적, 계절적 요소를 고려 최상의 풍경을 제공하도록 고안돼 백화점 고객은 물론 국내,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최신 트렌드의 캐주얼 레스토랑 ‘호무랑’을 더해 자연채광이 아름다운 실내에서 창 밖의 예술작품들을 바라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시각과 미각이 어우러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호무랑은 1970년과 1980년대의 ‘경양식’으로 통하던 메뉴들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경양식의 대표 메뉴인 함박 스테이크와 비후카츠, 오므라이스는 물론 차돌박이/카레/붓카케 우동, 연어/참치 덮밥, 각종 롤과 샐러드 등 엄선된 식재료를 사용한 최신 트렌드의 메뉴들이 준비됐다. 또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일본 에비수 생맥주와 매장에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 파르페, 커피/과일 젤리 등 디저트들도 다양하다.
호무랑은 특히 조선호텔 출신의 주방장을 비롯 조리부터 서비스까지 모두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해 신세계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장 최민도 상무는 “차별화된 옥상공원은 백화점 경쟁력의 한 축으로 자리할 만큼 중요시설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라이프셰어 확대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브랜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고객들의 놀이터로 자리한 옥상공원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도심 속에서 한적한 자연을 느끼며 잠시 휴식을 취하던 휴게 공간에서 어엿한 생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함은 물론, 백화점의 ‘샤워효과(백화점 최상층 시설이 고객을 모아 아래층으로 분산시키는 효과)’와 함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스토리텔링 마케팅까지 더해 부가 수익을 얻고 있다.
1930년에 개점한 신세계 본점의 전신인 미스코시 경성점은 대한민국 최초의 백화점 옥상공원을 꾸려 등나무 휴게공간, 카페, 갤러리, 전망대, 분수, 아동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을 전개한 바 있다. 이어 1970년대에는 스페인어로 ‘공작의 집’을 뜻하는 ‘까사빠보’라는 이름의 경양식 레스토랑을 열었다.
최근에는 지난 2013년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국내 백화점 최초의 옥외 테마파크 ‘주라지(ZOORAJI)’를 만들기도 했다. 백화점의 역할이 마켓셰어 중심의 물판에서 가치나 체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셰어로 바꿔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으로 정적인 옥상공원을 동적인 ‘테마파크’로 바꾼 첫 사례인 셈이다.
주라지는 공룡의 땅, 아프리카 마을, 빗물 정원 등 스토리텔링이 담긴 놀이 공간과 회전목마 등을 갖추고 온 가족이 즐겨 찾는 지역 랜드마크는 물론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또한 의정부점도 아프리카 밀림을 테마로 옥상공원 ‘S가든’을 만들고 조경시설과 유명 작가의 조각작품,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 등을 설치해 연간 100여곳이 넘는 지역 내 유치원이 단체로 방문하는 등 지역의 나들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6월에는 문을 연 신세계 김해점은 옥상공원을 뽀로로, 크롱, 통통이 캐릭터를 이용한 놀이터와 애니메이션 극장, 전기차 등 아이들이 만화 속의 주인공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공간 뽀로로 빌리지 테마파크로 꾸몄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선보인 대구신세계의 경우 부산 센텀시티점의 주라지보다 한 단계 진일보된 ‘주라지’ 테마파크를 열고 하루 평균 1만명의 고객들이 드나들고 있으며, 주라지 캐릭터 ‘주라지 프렌즈’를 개발, 인형, 학용품, 쿠션 등 22종의 캐릭터 상품도 제작해 아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