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영국 유명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어린 코제트를 소재로 프랑스 북부 칼레의 난민촌에서 경찰이 최루가스로 난민을 몰아낸 사건을 비난한 벽화가 영국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 등장했다고 현지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벽화는 전날 밤 프랑스 대사관 벽에 나타났으며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등장하는 어린 코제트가 최루가스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묘사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벽화는 뱅크시의 첫 대화형 작품으로 벽화 하단에 QR 코드가 있다. 보는 사람이 휴대폰으로 이 코드를 사진으로 찍으면 지난 5일 프랑스 경찰이 난민촌에서 난민들을 최루가스로 난민을 몰아내는 모습을 담은 인터넷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최근 유럽 난민 위기에 관한 문제들을 비난하는 벽화들을 선보이고 있는 뱅크시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당시 프랑스 당국이 난민촌 일부 지역을 불도저로 밀어낸 사건을 비난했다.
프랑스 경찰 대변인은 지난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난민촌 정리 작업 중 경찰은 최루가스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 초 프랑스 당국이 최루가스, 고무탄, 충격 수류탄을 사용하는 장면이 확실히 보이는 7분짜리 동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18일에도 프랑스 당국이 난민촌과 고속도로 사이에 100m의 완충 지대를 만드는 작업을 위해 경찰이 난민을 향해 여러 번 최루가스를 사용하는 동영상들과 보고들이 이어졌다.
뱅크시는 지난해 12월 프랑스 북부 칼레의 난민촌에 사망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소재로 난민 포용을 촉구하는 벽화들을 그렸다. 뱅크시의 웹사이트에는 난민촌 벽에 어깨에 봇짐을 짊어지고 한 손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든 잡스의 벽화 관련 사진과 함께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이라는 캡션이 달렸다.
현지 당국이 스티브 잡스의 벽화를 보호유리로 보존하고 있지만, 지난주 유리를 부수고 벽화를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 작품 옆에 천막을 치고 관람객에게 5유로씩 돈을 받는 난민도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