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이슬람 수니파 맹주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2일(현지시간) 시아파 성직자를 포함해 테러 혐의로 사형이 내려진 47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이날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은 내무부를 인용, 사형은 수도 리야드와 12개의 도시에서 나뉘어 집행됐다면서 사형수 중 45명은 사우디 국적자이고, 이집트와 차드 국적자도 1명씩 포함됐다고 전했다.
형이 집행된 47명 중 다수는 테러 단체 알 카에다와 연결된 테러 공격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란 등 시아파 진영이 사면을 강력히 요청한 50대 중반의 사우디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알님르도 포함해 국내외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2011년에서 2013년까지 반정부 시위로 여러 명의 경찰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자 시위를 주도한 다수 시아파 무슬림을 체포했다.
알님르는 사우디 동부 알와미야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뒷받침하는 주동자로 지목돼 2012년 체포됐고 2014년 10월 대중을 선동해 국왕과 정부를 전복하려 했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우디가 사형수를 집단 처형한 것은 1979년 메카 대성전 침투사건을 저지른 무장조직원 68명을 한꺼번에 사형시킨 이후 처음이다.
한편 국제 사회는 그동안 사우디의 사형수 집단 처형에 대해 만류해왔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11월 사우디 정부에 집단 사형 집행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고, 이란 등 중동 시아파 진영은 알님르의 사면을 강력히 요청했다.
사우디의 사형 집행은 지난 20여 년 동안 최고 수준으로 작년 한해 최소 157명을 사형에 처했다고 집계됐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알님르의 처형 소식이 전해지자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