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발생 3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총기규제 강화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의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012년 12월 14일 오전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는 갑자기 교내에 난입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하면서 학생 20명, 교직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학부모 1명, 범인 1명을 포함하면 총 사망자는 28명으로, 사건 발생 당시 아무런 죄없는 어린 아이들이 총기난사로 희생됐다는 사실이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가 큰 충격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샌디훅 사건이 발생한지 3년이나 지났으며, 그 이후로도 여러차례 총기난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총기규제와 관련해 아무런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개탄했다.
그는 "3년이 지났지만 (샌디훅 총기난사와) 같은 사건을 막기 위해 의회가 아무런 일도 하지않았다는 사실을 과연 그들(희생자 가족)에게 어떻게 말해줄 수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총기구입시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이유를 '총기 로비와 그 동조자(the gun lobby and its allies)'로 적시하면서, 신원조회 강화라는 개혁조치를 마치 "자유에 대한 공격인 것처럼 페인트칠"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로 인해 샌디훅 사건 발발 이래 수 만명의 미국인들이 총으로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번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는 신원조회같은 상식적 개혁조치로 대학살을 막을 수없었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곤 한다"며 "우리는 바보가 아니며, 문제가 있는 모든 사람들을 치유할 수없고 모든 폭력행위를 막을 수없다는 것도 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미국인의 생명, 교실 한 곳, 스타디움 한 곳에서만이라도 미국인들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지 않도록 의회가 무슨 일이라도 했다면 어떻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미 언론들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구입시 신원조회 강화를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할 가능성을 보도한 바있다. 지난 10일 AP통신은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고문단에게 의회 승인 없이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사를 확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것과 관련한 문건을 즉시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페이스북 글에서 "나는 이 문제에 있어 포기하기를 거부한다"며 "왜냐면 나는 아직도 우리가 좀 더 나은 일을 할 수있고, 이 문제를 올바로 바로잡을 수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의회가 우리와 기꺼이 함께 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을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