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광주' 유치에서 개최까지

2015.07.03 19:04:22

2년간 지구 8바퀴 반 돌며 집행위원 설득

[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 번의 실패가 오히려 보약이 됐다. 2009년 5월23일 벨기에 브뤼셀의 돌체 라 울프 호텔에서 조지킬리언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장은 '2015 광주'를 외쳤다.

광주시는 지난 2008년 2월 FISU 사무국에 2013 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집행위원회의 투표까지 남은 기간은 100일. 유치위원회와 광주시민들의 본격적인 유치운동이 시작됐다.

투표를 앞두고 5월 초 현지 실사에 나선 스테판 버그 FISU 단장과 실사위원들은 광주가 '문화 예술의 도시'이자 '민주화의 성지'임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실사단이 방문했던 4일 동안 광주시민들은 곳곳에서 따뜻한 미소로 손을 흔들며 U대회 유치 열망을 전했다.

결전의 날인 5월31일. 총회 프레젠테이션까지 총력을 다했으나 FISU 집행위원들은 끝내 러시아 카잔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었다. 후보 도시별 득표결과는 비공개됐으나 "박빙의 승부였다"는 말이 집행위원들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동안 쌓아온 시민들의 열망과 기대를 이대로 저버릴 수는 없었다. 광주는 다시 도전에 나섰다. 2015년 하계U대회 개최도시 선정을 145일 앞두고 2008년 12월 유치위원회를 다시 꾸렸다.

유치위원회는 한 번의 실패를 맛봤기에 각오와 준비가 남달랐다. 경험을 통해 얻은 총회와 실사평가의 주안점도 정확하게 파악했다.

무엇보다 유치전략을 강화했다. 경쟁 국가인 타이완 타이페이와 캐나다 애드먼튼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우리의 강점으로 어필했다. 투표권을 가진 FISU 집행위원들은 철저한 일대일 마크를 통해 논리적인 설득을 이어갔다.

1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광주는 달라졌고, 광주를 바라보는 FISU 실사단의 눈빛도 변해있었다. 집행위원들이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철저한 준비를 했다. 한 번의 실패까지 2년이 넘는 기간동안 지구를 8바퀴 반을 돌았다.

그리고 다시 맞은 결전의 날 2009년 5월23일. 조지킬리언 FISU 집행위원장은 담담하게 '2015 광주'를 외쳤다.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FISU 집행위원들이 광주의 열정과 준비를 외면하지 않았던 것이다. 발표 순간 투표장에 있던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의 볼에는 뜨거운 눈물이 타고 흘렀다. 광주시청 광장에서 낭보를 전해들은 시민들도 얼싸안고 춤을 췄다.

광주시민들의 하나 된 마음과 열정이 결국 최초의 국제 스포츠 행사 유치 성공으로 이어졌다. 

 

박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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