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서프라이즈한 이벤트 보여주려 구상 중"

2015.06.18 10:21:57

7집 '드론'으로 "우리음악의 시작 뿌리 찾고파"

[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작가 김영하의 소설 '퀴즈쇼'에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뮤즈(MUSE)'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남녀 주인공이 나온다. 팍팍한 삶에서 생각이 많은 젊은이들.

'타임 이스 러닝 아웃' '업라이징' 등이 크게 히트하면서 '스타일리시'하게 소비되고 있지만 뮤즈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밴드다.

최근 발매한 정규 7집 '드론스(Drones)'는 이 밴드가 전작부터 이어온 과학 문명에 대한 철학적 탐색이 도드라진다. 인류 종말, UFO, 국가와 정부의 음모, 열역학에 이어 이번 앨범에서 관심을 둔 건 꿀벌 중 '수벌'을 뜻하는 '드론스'다.

인간의 자유 의지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사라진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휴먼 드론스'와 이에 반하는 소수의 투쟁이라는 거대한 콘셉트다.

사운드는 초기 시절로 회귀했다. 기타, 베이스, 드럼의 근본적인 소리에 주력한다.

뮤즈의 도미닉 하워드(드럼)는 워너뮤직코리아를 통해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의 음악이 시작된 뿌리를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시작한 소규모 UK 투어를 통해 7집 활동에 나선 뮤즈는 근래에 라이브로 연주하지 않았던 초기 앨범 수록 곡들을 셋리스트에 추가했다.

-이번 앨범을 맨 처음에 구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가 지금 구성하는 음악 형태는 세 명이 처음 모여 밴드를 시작했을 때부터 유지됐어요. 여름에 매튜 벨라미(보컬·기타) 네 집 지하실에 내려가서 그냥 같이 악기를 연주하고 그런 시절 말이죠. 아마, 그런 걸 떠올리면서 우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그 때의 에너지를 다시 찾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테이지 위에서 그걸 느끼고 싶어서요. 팬들도 그렇게 느끼면 좋겠어요."(도미닉 하워드)

-주제를 발전시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인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정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게 '드론'이란 사이코패스의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스스로 의지 없이 정신병적인 행동만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부류를 떠올리면 되죠. 지금 세계는 드론에 의해 돌아가고 있고, 그렇게 활성화된 드론은 또 다른 사람을 드론으로 만들어버리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건 꽤나 끔찍한 일입니다. 가늠도 되지 않는 먼 거리에서, 일어날 결과에 대한 어떠한 감정적 연결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은 채, 간단한 무선 조종만으로 끔찍한 일들을 저지를 수 있는 상황들 말입니다."(매튜 벨라미)

-과학 문명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해왔는데 이유가 있는가?

"관심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죠.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 이상한 과학 잡지를 즐겨 읽는 괴짜처럼 보일 수도 있겠어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항상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두죠. 말도 안되는 공상과학 소설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드론이 등장하고, 인간은 더 이상 개입할 수 없고… 이런 것들은 이미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들입니다."(매튜 벨라미)

-이번에는 과학의 이기에 대응해 소수의 투쟁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저항, 이것이 바로 록의 정신이 아닌가?

"맞아요. 앨범을 통해서 제시하고자 하는 결말은 비록 우리가 소수에 속할지라도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죠. 다수에 맞서는 소수의 투쟁은 작은 것 일지라도, 모든 것들을 일어나게 하는 '시작'입니다. 특히 '디펙터(Defector)'나, '리볼브(Revolve)'에서 그런 주제를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어요. 다수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지만 결국 그러한 투쟁이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유일한 방법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앨범은 그간 들려준 사운드의 총집합이라 할만하다. 사운드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고 그게 음악적인 주제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우리가 이번 앨범에서 정말 필요한 악기 세 개만 가지고 모여서 곡부터 쓰기 시작해서가 아닐까요. 사실 세 명이 함께 연주할 때면 늘 어둡고 무거운 사운드를 추구하려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이건 우리가 쓰는 악기들을 생각해본다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죠. 세 악기가 전부 헤비한 사운드를 지향하는 악기이고, 그러다 보니 셋이 함께 그 악기들을 가지고 곡을 만들다 보면 무거운 사운드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사실 이건 우리가 처음부터 원했던 결과이기도 했죠.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만큼 사운드도 강렬하길 원했어요."(매튜 벨라미)

뮤즈는 2년 만인 9월30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015 뮤즈 내한공연'을 타이틀을 내걸고 한국 팬들과 다시 만난다. 단독 공연만 따지면 5년 만으로 2007, 2010년 이후 3번째다. 2013년 '현대카드 - 시티브레이크' 헤드라이너로 한국 팬들을 만난 바 있다

-이번 내한에도 초창기 곡들과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건가?

"이번에도 서프라이즈한 이벤트를 보여주려고 구상 중이에요. 아직까지는 작은 공연장에서 앨범 투어를 다니고 있는 중이라서 공연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계획하지는 않았어요.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곡들과 아직 라이브로 들어보지 못한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아요.(크리스 월스턴홈(베이스))

-한국에 단독으로 세번째, 총 다섯번째 내한인데 그럼에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그동안 한국 공연의 인상이 어땠는가?

"열광적이었고 크레이지했죠."(크리스 월스턴홈)

-한국의 유명한 소설가 작품에도 당신들이 등장한다. 영국이 아닌 먼 국가에서도 당신들로 인해 사람들이 소통하는 것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그런가요? 다른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죠. 소설 내용이 매우 궁금하네요."(크리스 월스턴홈)

-갈수록 무게감이 더해지는데 어떤 밴드로 기억되고 싶나?

"아주 기분좋은 일이죠.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이런 경험을 이렇게 어린 나이에 할 수 있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의 본질은 지금 세기보다는 한 세기 이 전에 더 어울렸을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매튜 벨라미)

음악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믿음이 갈수록 강해지는 것 같다고 묻자 벨라미는 "나는 아직도 음악은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의 장르이며 사람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여전히 음악이라는 것이 단순히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결국 음악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힘'입니다. '드론스'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도 바로 그런 것이었죠."

 

조종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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