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竹)의 장막’으로 가려진 중국의 인터넷 실상
안전시설 보다는 검열을 우선시 하는 공안당국
지난 6월 17일 베이징의 한 인터넷 카페의 대형 화재로 24명이 사망하는 참사(參事)가
있었다. 대부분의 중국 청소년들은 개인 PC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 카페를 이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사망자의 대부분이 20대 대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나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베이징 사건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6월 21일에는 시안(西安)의 한 인터넷 카페에서도 전기 과열로 화재 소동이 있어 중국인들을 놀라게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잠시 동안 조용했던 불법 인터넷 카페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했고 모든 인터넷 카페에 3개월간의 영업 정지 명령을
내렸다.
특히 잇따른 인터넷 카페의 화재로 중국 국민들의 충격은 말할 것도 없으며, 이 곳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학교도 가지 않을 정도로
이 사건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베이징에는 3,000여 개의 인터넷 카페가 있는데, 그 중 2,400여 개가 불법 영업을 해왔던 터라 베이징 학생들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 이 후 인터넷 카페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을 할 정도다. 중국 정부는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인터넷 카페의 확산이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으며, 불법 소프트웨어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판단해 매년 수천 개의 업소를 폐쇄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해 왔다.
‘인터넷
검열법’의 존재
사실 중국 정부는 불법 영업이라는 이유와 인터넷이 포르노 검색이나 정부에 대항하는 야당 운동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베이징 인터넷 카페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이러한 단속이 과연 정당한 조치인지에 대해 필자는 묻고 싶다.
미국 컴퓨터 업계도 천문학적으로 팽창하는 중국 인터넷 사용자를 잡기 위해 중국 무대로 진출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온라인상의 자유로움마저
중국인들에게는 정부에 의해 차단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터넷은 당국의 감시 속에서 탄생해 검열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놀랍게도 중국 당국은 3,000만이 넘는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용 현황을 일일이 검열하고 있다. 한 두 사람도 아닌 남한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용을 추적하려면 많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검열은 중국의 ‘인터넷 검열법’에 의해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중국의 인터넷 검열법은
중국 내에서 만들어진 모든 웹사이트들은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어떠한 경우라도 국가의 기밀을 토론할 수 없으며,
만약 국가 기밀을 인터넷상에서 유출한 사람은 최고 사형에까지 처해 진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통해 포르노를 보다가 당국에 적발될 경우 해당 인터넷 카페는 영구 혹은 일시적으로 폐쇄되는 처벌을 받는다. 중국에서는
인터넷에서 조차 ‘죽(竹)의 장막’이 존재하고 있다.
무관심한
안전시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처벌에 대해 필자가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모순’이란 단어다.
특히 이번 베이징 인터넷 카페의 화재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일각의 지적을 우리는 귀 담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인터넷 사업자들에 대해
서방의 불온 내용 취급 여부만 집중 감시 했을 뿐, 전국적으로 20만개에 달하는 인터넷 카페에 대한 안전시설 단속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특히 인터넷 카페의 절반 이상이 소방 설비 등 안전시설물을 갖추지 못한 채 영업하고 있는데도 중국 정부는 무관심하다. 이미 영업 허가를
얻은 카페들에 대해서도 공안과 문화부 등 관계 당국의 안전시설 점검은 전혀 없었다. 정부의 안일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번 인터넷
카페 화재로 인터넷 사업을 장려하지 않겠다고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화재 사건으로 3개월 동안 중국 인터넷 카페의 영업을 금지한다는 것은 인터넷을 일상으로 여기는 현대인들에게 세상을 등지고 절에
들어가라는 것과 다름없다. 아직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체제에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이에 반대 하거나 또는 학생들의 데모하는 모습을 중국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여전히
불안한 정보통신의 미래
중국의 유명 웹사이트에는 매일 새로운 국제 뉴스가 업데이트 된다. 독자들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겠지만, 중국 내의 사실적인 정치 상황을
다룬 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번 중국 주재 한국 영사관에 탈북자들의 진입 사건과 관련해서 중국 공안들이 한국 측 외교관 및 대사관을
폭행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신 한국은 중국의 고충을 무시하고 있다는 등의 말로 중국 측의 입장만을 설명했다. 당시 필자는
그 글을 읽으며 분노를 터트렸지만, 중국 인터넷의 이러한 내막을 알고 난 후 분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면 중국 네티즌들은 전혀 진실을 알 수 없는가? 설령 네티즌들이 ‘아슬아슬’한 글을 올리더라도 자체 검열을 담당하는 웹사이트 직원들이
이를 찾아내 삭제하는 데에는 몇 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철저한 인터넷 검열이 이뤄지고 있어 네티즌들이 진실을 알기란
쉽지 않다.
필자는 중국 당국이 인터넷 카페 화재 사건을 빌미로 인터넷상의 자율적인 교류를 더욱 구속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중국 베이징이나
시안(西安)이외에 다른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화재가 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때마다 모든 인터넷 카페의 영업을 금지 할 것인가? 중국
당국은 인터넷 통신의 중요성을 모른단 말인가?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인터넷은 중국 개방에 궁극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콩 대학교의 브루스 맥킨타이어 교수의 말처럼 인터넷은 중국의 변화에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마치 오래된 시계의 추처럼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E-mail:cloudia00@lycos.co.kr
조동은 <북경어언문화대학 이중언어학과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