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경기침체 적극 대처할 것…시련 이겨내겠다"

2014.12.05 17:02:23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불황을 겪고 있는 경제 침체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의회 국정 연설을 통해 "중앙은행은 투기자들이 더 이상 이득을 취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고 이제는 고삐를 죌 방법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러시아를 정복하려 했던 히틀러의 말로가 어떻게 됐는지를 알아둬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시련에도 맞서 이길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림 및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더라도 그들(서방)은 다른 핑계를 내세워 러시아의 성장을 막으려 했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강해지고 독립적인 위치를 확보한다고 판단될 때마다 제재를 가해온 일은 이미 수 세기 동안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1990년대에도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분열을 유도해 왔다"며 "이는 아직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체첸이 증명해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러시아의 정책은 옳았다"며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부도 자국의 국민을 지원할 의사가 없어 보이지만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325억~335억 루블(약 6659억~6864억원)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서방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미국, 유럽 등 서방과의 관계를 단절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절대 고립이나 인종차별 등 나약함을 보여주는 길을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들어 달러 대비 38%나 폭락한 루블화 등 경제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4년 간 세금을 동결하고 국부펀드를 통해 경제를 안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특정인이 러시아에 자본과 자산을 합법적으로 등록하면 확실한 법률적 보장을 받게 될 것"이라며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자금에 대해 사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자본의 출처나 취득 방법에 대해 묻지 않으며, 사법 기관이나 세무 관청으로부터 형사 및 행정적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세 피난처 등 점점 줄어들고 있는 억만장자들의 검은돈 보관처를 대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분리·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반군 세력에 지원을 계속한다면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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