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홍콩 시민 시위의 주역인 학생 지도부가 단식 투쟁에 돌입하고, 정부 당국이 시위대에 대해 강경 대응 입장을 천명하면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2일 홍콩 언론 둥왕(東網)은 전날 조슈아 웡(黃之鋒·18) 학민사조(學民思潮) 위원장을 비롯한 학생 시위대 지도부 3명이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보통선거와 이를 위한 정부와의 대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당일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의 시위대 본 캠프에서 단식 투쟁을 선언한 뒤 곧바로 단식에 들어갔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게재한 성명에서 "60여 일의 시위에 관련해 정부 당국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고,경찰은 비무장 시위대에 곤봉을 휘둘렀다"면서 "이런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점거 시위대가 지난달 30일부터 정부청사가 위치한 애드미럴티 지역 봉쇄에 나서는 등 밤샘 농성을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해 40여 명이 체포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렁춘잉(梁振英) 홍콩 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은 "경찰 당국이 시민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한 점을 고려해 지금까지 강제 해산이나 무력 충돌 등 극단적인 방법을 자제해 왔고, 극도의 인내심을 보여줬다"면서 "그러나 시위대의 정부청사 봉쇄 등 행보는 당국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렁 장관은 또 "당국과 다수 시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경찰 당국은 결단력 있는 행동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시위대가 경찰 당국이 참고 양보하는 것을 연약함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경찰도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지으면서 강경 대응을 합리화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에 앞서 "홍콩 시위는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위법 행위"라고 비난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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