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외교당국, 北인권결의안에 중립 내비쳐

2014.11.09 18:40:32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동남아국가들이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처리를 앞두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궁 뿌자(Agung Puja) 인도네시아 외교부 아세안 총국장은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북한인권 문제를 포함해 특정국가를 겨냥한 결의안에 대해서는 반대해왔다"며 "인도네시아도 과거에 국가별 결의안의 대상이 된 적이 있고 이것을 주권 침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우리의 입장이 진전돼 반대 대신 기권을 한다"며 "이유는 전세계 인권 수호에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입장을 소개했다.

뿌자 총국장은 또 "현재 북한인권 특사가 인도네시아 사람인 마르주끼 다루스만"이라며 "우리의 입장 변화는 그의 신인도를 높이기 위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북한을 대해야 하는 우리 입장도 있다. 시계추처럼 갑자기 왔다갔다할 수는 없지 않냐"며 "모두를 100%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닌가. 그래서 어떻게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고심한다"고 밝혔다.

뿌자 총국장은 "인도네시아는 남북 양쪽과 모두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며 "김일성과는 수하르토 대통령 시기부터 관계가 좋았다. 그 딸인 메가와티는 김정일과 관계가 좋았다. 북한이 신뢰하고 역할을 주문할 만한 나라는 많지 않다"고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도네시아가 남북관계에 있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인도네시아는 확실히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 만약 당사국들이 모두 동의하고 초대해준다면 6자회담의 옵서버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뿌자 총국장은 다음달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조코위 신임 대통령 참석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만약 간다면 이번이 그에게 첫 정상회의가 될 것"이라며 "새 대통령이 취임했으니 박근혜 대통령이 새 초청장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스응 랏차비(Soeung Ratchavy) 캄보디아 아세안·다자외교 담당 차관도 지난달 30일 프놈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은 유엔 결의안이 규정한 6자회담 등을 준수해야 한다"며 "6자회담을 위해선 도발적인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게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랏차비 차관은 다만 "북한 인권은 전 지구적인 우려사항이고 아세안도 이를 공유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정부의 투표에 대해선 뭐라고 할 수 없다"며 "캄보디아가 남한의 좋은 친구이긴 하지만 북한도 그렇다"고 자국의 입장을 소개했다.

그는 캄보디아 내 탈북자와 관련해선 "최소한 내가 아는 한 캄보디아에서 발견된 북한 사람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든지 나쁜 일이 생겼다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며 "신문에 한두명 탈북민이 다른 나라로 이동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는데 다른 곳(북한)으로 갔다는 걸 들은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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