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북한이 억류 중이던 미국인 3명을 전원 석방하면서 그 배경과 향후 전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당국은 지난달 21일 제프리 파울(Jeffrey Fowle)씨를 석방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케네스 배(Kenneth Bae)씨와 매튜 토드 밀러(Matthew Todd Miller)씨까지 석방했다. 이로써 그간 북한에 억류돼있던 미국인 3명이 전원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석방은 그간 전문가들이 분석해온 대로 북미간 직접대화의 산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비밀협상 과정에선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개입한 사실이 눈길을 끈다.
미국 내 16개 정보국의 정책과 운영을 맡은 최고위 인사인 클래퍼 국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억류 미국인 2명을 데리고 온 점은 이례적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클래퍼 국장이 사실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클래퍼 국장이 평양 현지에서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과 모종의 협상을 가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석방이 협상 타결의 결과라면 미국이 석방의 대가로 유엔에 회부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 변화를 약속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그간 북한이 유엔 내 북한인권결의안 처리 상황과 미국의 태도를 확인하면서 억류 미국인 석방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요구대로 유엔총회 제3위원회(인권 담당) 심사 과정에서 결의안 내용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밖에 이번 석방이 북미간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미간 단계별 협상을 예상했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1단계 파울 석방, 2단계 나머지 2명 석방에 이어)3단계는 북미간에 고위급 직접대화가 될 것으로 본다"며 "고위급 직접대화에선 북미간 현안인 핵문제와 6자회담, 미사일, 9·19공동성명 등이 모두 논의될 것이다. 이런 로드맵 선상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외에 이번 석방이 미국 국내정치 상황에 따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근 중간선거 패배로 위기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억류 미국인 석방을 조기 레임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돌파구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