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시대] ① 새로운 대안

2014.02.09 08:09:29

부동산·에너지·인프라 등 대체투자 확대 추세

[시사뉴스 우동석기자]  변화의 바람이 증권가에 휘몰아치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주식이나 채권 일변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주식과 채권에만 의존해서는 수익 확대는 물론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과 채권은 투자 대상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부동산 및 에너지 개발 등 새로운 분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중이다. 이런 대체투자 분야는 단기간에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 그래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금융투자업계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 수단과 함께 인프라투자 등 대체투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 뉴시스는 '대체투자시대'라는 타이틀 아래 5회의 기획 시리즈 기사를 통해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대체투자 현황 및 전망을 점검한다.

부동산·에너지·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가 주식 및 채권 투자의 보완재로 떠오르고 있다. 대체투자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 투자상품 외의 모든 투자를 말한다.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사기업투자펀드, 벤처캐피탈, 원자재투자펀드 등이 모두 대체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국내 주요 연기금과 금융투자업계는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서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로는 수익 제고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발빠른 투자자들도 '대체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기금과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신규 해외부동산 투자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직접 매입을 하거나 해외 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6건, 1조7000억원어치의 해외부동산에 투자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대체투자 비중을 올해 말까지 11.3%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학연금은 2017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20.1%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교직원공제회도 올해 안에 대체투자비중을 27.8%까지 높이기로 했다.

직접 투자는 물론 간접투자 분야에서도 대체투자는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한 해 주식형 펀드에서 6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부동산과 특별자산펀드로는 5조원에 가까운 뭉칫돈이 몰렸다. 1000억 원 규모의 서울 지하철 9호선 시민펀드는 불과 출시된 후 이틀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대체투자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비교적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수처리·비행기·납골당·특허 등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이색펀드들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해 동안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대체에너지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태양광·풍력 발전소에 투자하는 한 펀드는 수익률이 약 60%에 육박하기도 했다.

항공기, 선박 등 운송수단에 투자하는 펀드도 인기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AVIATION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은 항공기를 매입해서 세계 각국의 항공사에 임대해주고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하이자산운용의 '하이골드오션선박특별자산펀드' 역시 선박을 매입해 해운사에 임대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의료기기나 건강식품 등에 헬스케어 펀드 역시 인기다. 고령화에 힘입어 급성장하는 헬스케어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납골당을 사들여 일반 시민에게 재판매하는 납골당 펀드도 인기를 끌었다.

물, 석유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 루이비통 등 명품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 임차보증금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등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펀드·연금실장(연구위원)은 "대체자산은 주식과 채권에 비해 중위험, 중수익을 가져다 주는 자산"이라며 "세계적으로도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로 현재 전체 투자의 20% 정도가 대체투자"라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투자비중이 아주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시장을 조성해 대체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지하철 9호선 펀드가 매우 성공적이었는데, 금융투자기관에서 대체투자 자산의 위험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좋은 투자상품을 만드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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