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종전안 협상을 약 4시간을 동안 회담을 벌였다. 양국은 "생산적 회담"이라고 입을 모았으나 영토 문제 등에 관한 이견을 해소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CNN, 가디언, AP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 홀렌데일 비치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맞았다.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세르히 키슬리차 외무차관, 안드리 흐나토우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 등으로 구성됐다. 양측은 약 4시간 동안 회담을 이어갔다.
루비오 장관은 협상 종료 후 우메로우 서기와 함께 취재진 앞에 서서 "매우 생산적이고 유익한 세션이었고 추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투를 종식하기 위한 조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번영을 위한 조건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오늘 지난주 제네바에서 구축한 기초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노력했지만, 여전히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또 러시아를 가리켜 "방정식의 일부가 돼야 할 '또다른 당사자가 분명히 있다"며 "미국은 여러 수준에서 러시아와 접촉해왔으며, 그들의 견해도 꽤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대표 우메로우 서기는 구체적 언급 없이 "생산적이고 성공적인 회담"이라는 긍정적 총평을 내놨다.
그는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명예로운 평화를 진전시키고 미국 측과의 입장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며 "우리의 핵심 목표인 안보, 주권,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평화에는 변함이 없고, 미국 측도 이를 공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양국은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대면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한 영토 문제 등 핵심 사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회담 도중 "전쟁 해결을 위한 가장 민감한 문제들을 논의했고, 지금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 소식통 전언을 보도했다.
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협상에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양도 문제·안보 보장 문제를 제외한 조항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한 미국 고위 관료는 액시오스에 "백악관은 일요일(30일) 마지막 두 가지 문제(영토·안보 보장)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자 하며,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날 '경제적 번영'을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영토 관련 일부 양보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견이 남았다는 뉘앙스의 양측 브리핑으로 미뤄볼 때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평화 협상 타결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 후임자를 뽑는 대선 실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CNN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는 1일 곧바로 모스크바로 출발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러시아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쿠슈너가 동행할지는 불분명하다고 한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는 길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중인 영토에서 철수하는 것뿐이며, 철수하지 않는다면 군사적 수단으로 달성할 것"이라며 돈바스 전역 양도가 아닌 수정안은 거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한 상황이어서 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이 벌어지는 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유럽연합(EU) 수장과 연대를 과시하며 협상력 제고에 나섰다.
그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통화한 뒤 "우리와 파트너들의 공통된 입장은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뒤에도 "우리는 핵심 문제에 공통된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지속적인 인프라 공격 속에서 우리의 회복력 강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프랑스 파리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종전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