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Z세대 시위 “임시 대통령도 사임” 요구…경찰 진압 1명 사망·100여명 부상

2025.10.17 10:07:44

AP “만연한 범죄와 부패, 수십 년간 정부에 대한 국민 환멸 바탕”
네팔·필리핀·인니·모로코·마다가스카르 등 Z세대 시위 물결 지속
임시 대통령 과거 “Z세대는 민주주의를 강타하려는 갱단” 발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페루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시위가 경찰의 강경진압 속에 15일 시위에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하면서 유혈 사태로 번지고 있다.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시위로 대통령이 의회에서 탄핵을 당한 후에도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는 내년 4월까지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는 대통령도 물러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국회는 10일 디나 볼루아르테(63) 대통령을 탄핵하고 즉각 호세 헤리(38) 국회 의장이 신임 대통령에 취임했다.

볼루아르테는 2년여 전 시위대 강경 진압 지시에 따른 학살 혐의와 ‘롤렉스 스캔들’ 등 부패 의혹으로 쫓겨났다. 페루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볼루아르테 역시 의회가 전임자를 탄핵한 후 2022년 12월에 취임했었다.

헤리는 지난 8년 동안에만 7번째로 취임한 대통령이다.

하지만 그가 취임한 지 5일 만인 15일 시위대는 ‘정치 계층’이라고 부르는 권력층에 대한 분노가 확산되면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서 “깨끗한 시작”을 요구했다고 영국 BBC 방송은 보도했다.

이날 수도 리마 도심 프란시아(프랑스) 광장과 산마르틴 광장 주변에서 진행된 집회와 거리 행진에는 교사, 예술가, 의사, 상인을 비롯해 일반 시민까지 참여했다.

페루 경찰은 일몰을 전후해 시위대 해산에 나서 곳곳에서 강한 충돌이 빚어졌다.

BBC는 시위대가 정부가 부패와 범죄, 특히 갱단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버스와 택시 운전사를 상대로 한 일련의 강탈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루이스의 시신을 리마 병원에서 수습하고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시청각 증거와 탄도 증거를 수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과 보안 카메라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시위에 참가한 힙합 가수 에두아르도 루이스(32)는 달아나는 시위자 중 한 남성이 쏜 총에 맞았다.

목격자들은 총격범이 시위대 사이에 잠입한 사복 경찰관이라는 혐의를 받자 도주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헤리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누구의 책임인지 객관적으로 밝히기 위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 인권감시국에 따르면 이날 시위 중 최소 24명의 시위대와 80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 페루 전국언론인협회에 따르면 기자 6명이 산탄총알에 맞았고, 4명이 경찰의 폭행을 당했다.

시위는 지난달 Z 세대를 중심으로 연금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작됐으며 만연한 범죄와 부패, 수십 년간의 정부에 대한 환멸에 지친 국민들의 고민을 담아 확대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페루 시위는 정부에 대한 세대 간 불만과 젊은이들의 분노로 촉발된 전 세계 시위 물결 속에서 발생했다.

올해 들어 Z세대가 중심된 시위는 네팔, 필리핀, 인도네시아, 케냐, 동티모르, 모로코, 마다가스카르 등지에서 발생했다. 시위대는 밀짚모자를 쓴 해적 해골이 그려진 검은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

수도 리마의 중앙광장에 있는 전기 기술자 데이비드 타푸르(27)는 틱톡에서 시위에 대해 알게 된 후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폭력적인 시위로 50명이 사망한 정부의 탄압을 언급하며 “우리는 같은 것을 위해 싸우고 있다. 부패한 자들에 맞는 것”이라며 “그들 역시 살인자”라고 말했다.

헤리 신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전직 판사 에르네스토 알바레스를 총리로 임명하고 최근 급증하는 범죄를 통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시위 열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헤리 신임 대통령은 과거 Z세대가 “민주주의를 강타하려는 갱단”으로 “공부하고 일하는 젊은이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AP 통신은 페루 국민들은 이번 시위는 국민들이 수십 년간 좌절감을 느껴온 데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국민들은 지도자들이 부패 스캔들에 시달리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에게 냉소주의가 싹텄다는 것이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Copyright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0층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발행인 겸 편집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l 등록번호 : 서울 아,00280 | 등록일 : 2006-11-3 | 발행일 : 2006-11-3
Copyright ⓒ 1989 -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