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규모 시위와 계속되는 서방의 제재 속에 미 달러화 대비 이란 리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추락한 이란이 29일(현지시간) 중앙은행 총재를 새로 임명했다.
고위 은행가이자 재무부 차관을 지냈던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57)이 15개월 만에 사임한 알리 살레하바디 전 총재의 후임으로 임명됐다고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이달 초 1달러당 37만 리알이던 리알화는 29일 달러당 43만 리알로 떨어졌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서방의 제재로 이미 타격받은 리알화는 지난 9월 중순 반정부 시위 시작 때만 해도 1달러당 31만5000리알에 거래됐었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히잡 착용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의해 구금된 마흐사 아미니라는 22살 여성의 사망으로 촉발된 후 40년 이상 이어져온 이란의 성직자 통치 종식을 요구하는 시위로 급속히 확대, 이란을 정치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란 인권운동가들에 따르면, 최소 508명의 시위자들이 사망하고 1만86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란 당국은 공식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란 리알화는 2015년 핵 협정 체결 당시 1달러당 3만2000리알에 거래됐었다. 이란 핵협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018년 일방적 탈퇴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무너졌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란에 거센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기 전까지도 핵협정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반정부 시위 발발 이후 핵협상을 위한 회담은 교착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