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이틀 연속 전력 시설 집중 공격…푸틴, 겨울 무기화

2022.10.12 09:47:15

러군 이틀 연속 미사일 공습...누적 사망 최소 19명, 부상 105명
젤렌스키 "러군 28발 미사일 공격 시도, 20발은 격추"
르비우·빈니차 등 공습...빈니차 화력발전소 파손, 6명 사망
우크라 에너지부 장관 "러 공습에 30% 인프라 시설 피해"
자포리자 인근 다연장 로켓 공격...7명 사망, 7명 부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30일째인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은 이틀 연속 우크라이나 전역의 인프라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공습을 이어갔다.

 

순항미사일과 이란산 자살 드론을 섞어 서부 르비우·빈니차 등 에너지 기반 시설 공격을 시도했다. 러시아가 이틀 연속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관련 기반 시설을 타깃으로 집중 공습을 하면서 다가올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무기화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러시아군이 이날 하루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해 33발의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사령부는 러시아군이 20발의 순항미사일과 13대의 이란산 가미카제(자살드론) 드론을 동원한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16발의 공대지 순항미사일(X-101·X-555)과 12발의 칼리브르 함대지 순항미사일, 13대의 이란산 샤헤드-136 드론이 동원됐다고 공군사령부는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정례 연설에서 "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2의 테러 공격을 개시했다. 28기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중 20기가 (아군) 방공망에 격추됐다. 거의 대부분 이란 드론으로 대부분 격추됐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군은 전날 84발의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10개 지역 12개 도시의 인프라 시설을 집중 타격했다. 크름반도 폭발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르비우·하르키우 등 13개 도시의 전기와 에너지 공급이 차단됐다가 일부 복원됐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몇달 전부터 계획한 전략"이라며 "민간인들에게 견딜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게르만 갈루셴코 에너지부 장관은 "이틀 간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의 30%가량 러시아 미사일의 공습에 피해를 입었다"며 "전쟁 시작 이후 러시아가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이토록 극적으로 겨냥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브리핑에서 이날 추가로 이뤄진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 지역은 서부 르비우·빈니차, 중부 드니프로페트롭스크주(州) 3곳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르비우 지역의 에너지 시설 2곳에서 3건의 폭발이 있었다"며 "해당 공격으로 르비우 지역의 30% 가량이 전력이 차단됐으며 물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사도비 시장은 "우리는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겨울이 다가오고 있고, 아마도 우크라이나에 있어 최악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러시아군의 로켓이 르비우 지역 4곳의 변전소와 지하철, 인프라 시설을 공격했다"며 "지하철 운행은 중단됐고, 전기와 물 공급도 끊긴 상태"라고 밝혔다.

 

우크라인스카 프라브다에 따르면 빈니차 군정청장은 "러시아군이 운용한 이란 자살 드론 2기가 빈니차 지역의 레이디진스카 화력발전소를 타격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며 "해당 공격으로 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이 인프라 시설을 겨냥한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모든 지정된 (우크라) 시설을 정확히 타격했다"며 "이로써 공습의 목적이 달성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러시아 미사일 공격의 상당수가 발전소 등 중요 기반시설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은 겨울 전쟁을 기다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난방·전력을 차단해 우크라이나 국민을 공포에 떨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인프라 시설 파손으로 발생한 부족한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자국민을 대상으로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전력 소비량이 많은 세탁기·오븐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슈미할 총리는 "이틀 동안 자발적으로 10% 전력 소비를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남부 자포리자 민간 마을에 로켓 공격을 감행했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민간인 마을에 다연장로켓(MLRS) 여러 발을 발사했다"며 "해당 공격으로 7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틀 간 계속된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누적 사망자는 최소 19명, 부상자는 105명에 달한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집계했다.

 

이와는 별도로 러시아는 점령중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부소장을 납치했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군이 발레리 마르티뉴크 자포리자 원전 부소장을 납치했다"며 "공장 내 우크라이나 근로자에 대한 정보를 밝히도록 강요받을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이호르 무라쇼프 원전 소장을 구금했다가 추방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포리자를 연방 영토로 공식 병합한 뒤 원전 운영권을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에 귀속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최근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도네츠크 리만과 스비아토기르스크 2곳에서 민간인 시신 78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홍경의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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