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러시아가 동물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처음 선보였다.

31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동식물위생감독청(FSVPS) 산하 연방동물보건연구소(FCAH)가 개발한 동물용 코로나19 백신 '카르니박-코프'(Carnivak-Cov)가 러시아에서 등록을 마쳤다.

콘스탄틴 사벤코프 FSVPS 부청장은 '육식 동물을 위한 코로나19 백신'이라고 설명하면서 "현재로서는 동물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작년 10월부터 개, 고양이, 여우, 북극 여우, 밍크 등의 동물을 대상으로 이 백신의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사벤코프 부청장은 "연구 결과는 백신이 안전하고 강력한 면역생산 효과를 낸다는 결론을 내릴 근거를 제공했다"며 "백신을 접종한 모든 동물이 100% 코로나19 항체를 생성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백신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 중이며 현재로선 6개월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백신의 대량 생산은 러시아 최대 동물용품 생산시설을 갖춘 FCAH에서 이르면 4월 시작할 예정이다.

사벤코프 부청장은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그리스,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의 반려동물 관련 업체들이 이 백신 구매에 관심을 표명하거나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특정 동물 종류가 코로나19에 걸리기 쉬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걸린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대다수는 증세가 없거나 경미한 증상을 보였고, 주인으로부터 감염된 경우가 많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을 경우 쓰다듬기, 포옹, 입맞춤, 음식 공유 등 반려동물과의 접촉을 삼가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동물원 고릴라들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한 사례도 있었다.

모피 사육장에서 코로나19가 대량 발병한 사례도 있다. 덴마크는 밍크로 인한 변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에 지난해 11월 사육 밍크 수백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네덜란드는 작년 5월 밍크에게서 인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의심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