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현장 1차 감식에 이어 2차 감식이 23일 진행됐다.
인천소방본부와 인천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 30여명은 이날 오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공장 건물에서 합동 현장 감식을 벌였다.
합동감식팀은 전날 1차 합동 감식을 벌인 후 이날 소방당국이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 하고 있는 공장 건물 4층 내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소방당국은 또 화재 당시 4층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은 소방시설법상 4층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화재 당시 천장에 달린 스프링클러 헤드에서 물이 쏟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배관과 연결된 밸브가 잠겨 있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세일전자 김경환 이사는 전날인 22일 오전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대상으로 연 화재 개요 브리핑에서 "4층에는 스프링클러 32개가 설치돼 있었다"며 "올해 6월 29일 소방 점검 결과 4층과 관련한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세일전자는 올해 6월 한 민간 소방시설관리업체에 종합정밀 점검을 의뢰했고, 공장 건물 1∼3층에서만 지적 사항을 받았을 뿐 화재가 발생한 4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검 결과를 받아 관할 소방서에 제출했다.
수사본부를 설치한 인천지방경찰청은 세일전자의 자체 소방점검 일지를 확보해 분석 하는 한편 인천시 건축계획과에 현장 합동점검을 의뢰해 관할 구청에 신고한 공장 도면과 실제 구조가 똑같은지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1∼2차 합동 감식 결과를 토대로 회사 관계자 목격자 등을 불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는 지난 21일 오후 3시 43분경 공장 4층 검사실과 식당 사이 복도 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A(53.여)씨 등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