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개혁안 ‘불가역적’ 논란… 투스크 의장, 英법무장관 반박

2016.02.25 13:08:31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EU정상들과 협상을 벌여 타결한 EU개혁안에 대해 “불가역적(irreversible)이며,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마이클 고브 영국 법무장관이 “유럽사법재판소는 EU조약 변경 없이 이뤄진 협상안 조치에 구속되지 않으며, (협상안을)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한 뒤 나왔다.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과 EU정상들 간 개혁안 협상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투스크 의장은 “합의안은 조약에 따른 것이며, 유럽사법재판소가 이를 무효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합의안은 오는 6월23일 국민투표에서 영국 국민들이 EU잔류를 선택하는 경우에 발효될 수 있다”며 “만일 브렉시트를 선택한다면, 합의안은 폐기된다”고 부연했다.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뿐 아니라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제러미 라이트 검찰총장도 “EU개혁안은 불가역적”이라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개혁안 타결이 ‘불가역적 국제법 결정’이라면서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총리는 EU 법무부 전 책임자 앨런 대시우드를 인용, “결정(Decision)은 합의에 따른 법적 구속력 있는 협정이며, 오직 영국과의 합의를 통해서만 개정되거나 철회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개혁안은 ‘불가역적’이다”고 말했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EU개혁안은 이미 법적 강제력이 있으며 되돌릴 수 없는 효력을 지닌다. 영국을 포함한 모든 EU국가들이 합의하는 경우에만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를 찬성하는 장관 5명 중 1명인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지난 23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이번 개혁안을 뒤집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머런 총리의 절친한 친구인 고브 장관은 “유럽사법재판소는 기존 조약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이번 EU 개혁안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점이 팩트(사실)”라면서 “우리는 이것(조약 변경)이 언제 이뤄질 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8개 EU회원국이 개혁안 협상을 타결했다는 캐머런 총리의 말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유럽사법재판소에 관해 중요한 점은 재판소(결정)가 모든 회원국(합의)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사법재판소는 결국 조약에 기초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EU개혁안 협상은 아직 조약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캐머런 총리 대변인은 “24일 오후 EU합의안을 유엔에 등록했다”며 "이제는 확실히 EU법의 구속력을 받으며 불가역적인 효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혁안 협상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더욱 가까운 유럽공동체(Ever closer union)'로부터 영국을 제외하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비유로존 국가가 차별받지 않고 유로존 시장의 접근을 보장받는 것이다.

BBC는 이 같은 고브의 주장이 캐머런 총리의 EU개혁안이 거의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EU회의론자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950년 설립된 유럽사법재판소는 모든 EU회원국에 EU법을 동등하게 적용하고 해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영국 보수당원들은 재판소의 사법권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이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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