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뉴욕증시는 14일(현지시간) 시장이 예상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 위기 확산 우려가 진정된 데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336.26포인트(1.06%) 오른 3만2155.40에 거래를 마쳐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4.80포인트(1.68%) 상승한 3920.5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9.31포인트(2.14%) 뛴 1만1428.15에 장을 마감했다.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은행(SNY) 연쇄 파산 등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로 폭락했던 은행주들이 큰 폭으로 반등한 게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특히 세 번째 위기설이 불거졌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27% 급등했고, 찰스슈왑(9.2%)과 키코프(6.9%) 등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JP모건체이스(2.6%)와 웰스파고(4.6%) 등 대형 은행들도 큰 폭으로 올랐다.
SVB와 SNY의 연속 파산이 시스템 전체로 번지지 않고 극히 일부 사례에 국한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베팅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3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시사하던 '매파'(통화긴축 선호) 연준(미 연방준비제도)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쉬어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의 2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6.0% 올라 8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면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왔으나, 연준이 더욱 주목하는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0.5%로 1월(0.4%)보다 확대됐다는 점에서 시장에 불안감을 남겼다.
2월 CPI 6.0%는 2021년 9월(5.4%) 이래 최저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근원 CPI에서 주거비가 꺾이지 않는 것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번 주택 임대료는 전월 대비 0.8% 상승해 1월(0.7%)보다 더 높아졌다. 전년 대비로는 8.1%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0.23%포인트 이상 급등한 4.217%로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했다. 2년물 금리는 전날 1987년 10월 이후 최대폭 급락한 바 있다.
오는 21~22일 연방준비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