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은밀성 강화된 철도기동미사일 활용…주민 방패막이 삼아

2021.09.17 11:17:40

 

차량 활용한 TEL서 열차로 발사수단 다양화
北, 한미 군당국 추적 피하려 기술 개발 지속
열차 활용할 경우 주민 탄 객차와 구별 불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북한이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그간 이동식 발사대(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온 북한이 발사 수단을 다양화하면서 한미 군 당국을 교란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한이 지난 16일 공개한 철도기동미사일체계는 은밀성이 한층 강화된 무기다. 탄도미사일을 2발 가량 실은 열차가 일반 객차로 위장한 채 터널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발사하는 방식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파악하기 더 어려워졌다.

그간 북한은 몰래 미사일을 쏘기 위해 이동식 발사대 수를 늘리고 성능을 개량해왔다.


평소 은·엄폐된 갱도형 진지에 보관된 이동식 발사대는 일단 미사일을 발사한 뒤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새로운 발사를 준비하는 15분 동안 다른 사격진지로 이동한 후 새로운 사격진지에서 사격을 실시한다.

 

이런 북한의 미사일 전술은 이동식 발사대의 기동성과 생존성을 향상시킴으로써 한미 군 당국을 교란해왔다. 미국은 2017년 11월29일 화성-15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기 전 북한이 지속적으로 이동식 발사대 위치를 이동시켜 미군을 교란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민우(국방대 무기체계학과)는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움직임 분석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우리는 이에 대응해 북한이 TEL을 보관중인 곳으로 추정되는 지점의 주변 주요지형지물을 타격함으로써 TEL의 기동을 방해하는 등의 대응 계획이 있으나, 북한은 최근 궤도형 TEL을 등장시키는 등 기동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통해 대응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철도기동미사일체계 역시 이동식 발사대처럼 한미 군 당국을 교란하고 무기의 생존성과 은밀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1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견지에서 보면 기존의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는 움직이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되는 단점이 있었다"며 "그러나 철도에 실린 미사일은 철도망을 따라 북한 전역을 이동할 수 있고 민간 열차와 구별하기 어려워 한미가 공격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북한이 철도 기동 방식을 들고 나오고 있는 것은 이동·엄폐, 발사 수단 다양화라는 목적 외에도 일제 강점시기 건설한 철길 터널이 북한 전역에 그물망처럼 널려 있어 수적으로 가장 많고 '자연 통풍식'이어서 습도가 제일 낮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제 강점기 때 건설한 북한의 낡은 철도와 터널들은 군사 전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이 이 같은 북한의 전술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16일 경제사회연구원이 온라인으로 주최한 대담에서 "북한이 기차에서 미사일을 싣고 다니다가 쏠 경우 모든 철도 위에 무인정찰기를 띄우지 않는 이상 사실상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천 전 수석은 "기차에 미사일을 싣고 미사일 발사대를 만들어서 평소에 눕혀놓았다가 북한 철도에 터널도 많이 있으니까 터널 속에 숨겨놨다가 거기에서 나와서 쏜다든지 움직이다가 어디 가서 서서 쏜다든지 할 경우에 사전탐지가 안되고 선제공격에 제거되지 않고 성공적으로 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열차에서 미사일을 쏠 경우 군인이 아닌 주민들을 방패막이로 쓰게 된다는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탄도미사일이 일반 객차에 장착된다면 한미 군 당국은 위치를 파악하고도 선제타격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최근 김정은이 보여온 북한 인민에 대한 애민 선전과 달리 북한과 북한 군부는 북한 주민을 인간방패로 삼는 철도기동미사일체계라는 무기체계를 도입했다"고 비판했다.

 

류 위원은 "1980년대 미국은 MX 피스키퍼 ICBM을 1격과 2격에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철도이동형 미사일발사대에서 운용하는 방안을 고려한 바 있지만 미국 전역과 전 국민을 소련 ICBM의 표적으로 노출시키게 되는 운용방안이라는 비판이 일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은 철도이동형 발사대 개발을 중단하고 기존과 같이 미사일 사일로에 배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홍경의 기자 tkho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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