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전격 발표한 6일 우리 외교부는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을 직접 만나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 체제를 재확인했고, 일본·영국·호주·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와 접촉해 대북제재 공조에 의견을 함께 했다.
우선, 윤 장관은 이날 오후 3시42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 17층 대접견실에서 리퍼트 대사와 스캐퍼로티 사령관을 만나 북한의 수소탄 실험 성공 발표에 대한 양국 정부의 평가와 함께 공동 대응 방안, 국제사회 제재 조치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 외교·국방 당국이 긴밀히 공조해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한 양자 및 다자 차원의 외교적 조치를 취해 나가는 데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와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북한의 이번 실험에 대한 미국 정부의 1차 분석 결과를 설명하면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뜻을 함께 했다.
윤 장관은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필립 하몬드 영국 외교장관, 줄리 비숍 호주 외무부장관, 유럽연합(EU) 모게리니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아세안의장국인 라오스 살름싸이 외교장관 내정자, 안보리 의장국인 노보아 우루과이 외교장관, 유엔 대북제재위 의장국인 스페인 마르가요 외교장관 등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하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윤 장관은 통화에서 영국, 호주, EU 등 국제사회가 북한 핵실험 규탄 성명을 신속하게 발표한 것에 사의를 표하는 동시에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조치 등 대북제재조치 강화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메시지 발신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역시 이날 오후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전화통화를 하고 한국과 미국 정부 간 긴밀한 공조에 의견을 함께 했다.
황 본부장과 성 김 대표는 통화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한미 양국 정부의 1차 평가를 공유했으며, 유엔 안전보정이사회 조치 등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황 본부장은 성 김 대표와의 통화에 이어 이시카네 키미히로 일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통화를 하고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일본의 역할을 당부했으며,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를 면담하고 한국과 러시아 간 긴밀한 소통에 의견을 함께 했다.
특히 티모닌 대사는 "러시아도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본부장은 또 이날 밤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태차관과 40분 동안 통화를 갖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마르굴로프 차관은 "러시아는 현재 상황을 면밀히 분석, 타당한 대응을 수립할 것"이라며 "안보리 논의를 포함해 한국과 러시아 간 긴밀한 소통을 이어 가자"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인 김건 북핵외교기획단장도 이날 오후 주한 중국대사가 부재중임에 따라 하오샤오페이 주한중국대사관공사와 면담을 갖고 한중 양국 간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7일 새벽 1시 긴급 회의를 열고 추가적인 대북제재조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2006년 10월9일 제1차 핵실험, 2009년 5월25일 제2차 핵실험, 2013년 2월12일 제3차 핵실험 이후 제1718호, 1874호, 2094호 등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각각 채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