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상간, 정략결혼, 숙적 처형으로 점철
이 영화의 주역이 되는 ‘보르히아’ 가문은 르네상스의 주역 중 하나로 스페인에서 건너온 칼리스토 3세와 알렉산더 6세가 교황이 되면서 로마에서 권력을 잡은 귀족 집안이다. 원래 출신은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이지만 교황이 되면서 이탈리아와 바티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주요한 집안이 됐다. 교권 역사상 가장 세속적인 교황으로 알려진 알레한드로 6세가 교황으로 선출되면서 로마에선 보르히아 가문이 급성장한다. 교황은 스페인에서 데려온 사생아가 여럿 있었는데 그 중 장자인 세사르와 외동 딸 루크레치아가 가장 많은 역할을 한다. 특히, 세사르는 처음엔 교황의 뒤를 잇기 위해 성직에 들어서나 차남 후안이 살해되면서 그 대신으로 교황의 바티칸 대의 장군이 되어 이탈리아의 여러 공국들을 차례로 정복하는 전쟁 영웅이 된다.
루크레치아는 어려서부터 미모가 출중하였는데 교황과 오빠인 세사르는 루크레치아의 미모와 교황의 권력을 내세워 주변 공국의 왕자들과 정략 결혼을 시키지만 그 목적이 다하면 루크레치아의 남편을 살해하면서 여러 번 결혼을 시킨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보르히아 가문의 악명 높은 전설이 시작되고 이들의 득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토속 유력세력가들의 음모도 진행된다. 결국, 교황이 죽으면서 보르히아 가문의 영광도 사그러지게 된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정통 대하 역사 드라마

실제로 알렉한드르 6세는 카톨릭 역사에서 최악의 교황으로 손꼽히고 있고 할머니, 어머니, 큰이모, 딸 루크레치아까지 4명과 근친상간을 했다고 전해진다. 한 소녀는 교황과의 하룻밤 11차례의 성관계를 견디지 못해 죽었다는 비화가 전해지고 교황 율리우스 2세는 그가 쓰던 방을 쓰지 않겠다며 알렉한드르 6세가 쓰던 모든 방을 폐쇄했다고 하니 그의 악명이 어느 정도인지 추측할 수 있다. 그렇지만 르네상스 시기의 교황이었던 그는 예술을 사랑하여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를 비호했다고 한다. 영화는 이런 역사상 가장 타락했던 교황의 집안을 밀도 있게 묘사하고 있다.
철저한 고증 통한 입체적 캐릭터
‘보르히아’는 대하 역사 드라마라는 장르에 걸맞게 웅장한 스케일과 리얼한 액션, 그리고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당시부터 전 유럽에서 주목을 받은 화제작이다. 또한 개봉 당시 흥행에도 성공을 거두면서 장중한 역사와 드라마적 재미가 조화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이 믿기 힘들 만큼 충격적인 악행을 저질렀던 보르히아 가문은 근친상간과 살인, 독살, 정략결혼 등으로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스페인 국민 감독으로 칭송 받는 대표적인 중견 안토리오 헤르난데즈 감독의 힘있는 연출력은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스케일보다 역사상의 실존 인물들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입체적으로 되살려낸 생생한 캐릭터들에 있다. 특히, 이 영화의 두 축이 되는 교황 알렉한드르 6세와 그의 첫째 아들 체사레 보르히아의 캐릭터는 흥미롭다. 체사레 보르히아는 발렌시아의 공작이 되고 훗날 로마냐의 공작이 되는데 아주 잔인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처남을 살해하는 것조차 망설임이 없는 냉혹한 인물이다. 역사적 기록을 통해서 보아도 그는 실제로 아주 냉혹하고 잔인했다고 한다. 남녀죄수를 가둬두고 칼로 찌르고 말로 짓밟기를 즐겼다는 일화는 그의 그런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상하이의 밤
감독 : 장이바이 출 연 : 조미, 모토키 마사히로

헤어스프레이
감독 : 아담 쉥크만 출연 : 존 트라볼타, 미셸 파이퍼, 크리스토퍼 월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