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국가대표 농구 선수 김선형(27·서울 SK)과 오세근(28·안양 KGC)에 대해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정)는 23일 프로농구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하고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전 프로농구 선수 박모(29)씨와 전 유도선수 황모(2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또 불법 인터넷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베팅한 혐의로 전·현직 운동선수 13명을 불구속 기소하거나 약식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해 2월 박씨에게 "농구 경기 중 슛을 난사하면 나중에 술을 사겠다"는 청탁을 했다. 박씨는 이를 승낙해 승부를 조작한 혐의다. 박씨는 영구제명된 상태다.
나머지 현직 운동선수 13명은 상습적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해 베팅한 혐의다.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송치된 28명 가운데 현역 프로농구 선수는 13명이 포함됐다. 황씨에게 경기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던 1명은 무혐의 처분을, 2009년 불법 인터넷 스포츠 도박을 한 1명은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을 제외하고 11명 가운데 국가대표인 김선형과 오세근 등 8명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선수들은 대부분 대학 시절 인터넷 도박을 했으며 상대적으로 베팅액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역 선수 가운데 작년까지 상습적으로 스포츠도박을 하고 액수도 비교적 큰 1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하고, 2명은 약식 기소했다. 이들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벌금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구연맹(KBL)은 무혐의 또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2명을 제외한 11명에 대해 올 시즌 기한부 출전 보류 판정을 내렸다. 별도 징계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은 상태다.
그 동안 검찰의 처분을 기다린 만큼 KBL은 조만간 재정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