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명가재건'을 위해 다시 뛰는 현대캐피탈의 에이스 문성민(29)이 개인 성적보다는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문성민은 8일 "나보다는 팀이 먼저다. 개인적인 성적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팀의 부활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문성민은 "지난 시즌 팀 성적은 역대 최악이었다. 선수들 모두 거기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이제는 더 내려갈 곳도 없으니 부담도 없다. 이번 시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배구를 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15승21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7개팀 중 5위에 그쳤다. 현대캐피탈이 봄 배구에 초청받지 못한 것은 2005년 V-리그 출범 후 처음이다.
시즌 종료 후 현대캐피탈은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는 최태웅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세터 출신의 최 감독은 빠른 토스를 주무기로 하는 '스피드 배구'를 선수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문성민은 "확실히 우리 배구가 빨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예전에 일본팀과 경기할 때는 너무 빨라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어제, 오늘 도레이와의 경기에서는 금방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문성민은 이어 "당연히 시행착오는 있을 것이다. 한 번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가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래도 빨리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문성민은 올해부터 라이트 공격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 오레올 까메호에게 레프트를 맡기고 문성민을 라이트로 돌릴 계획이다.
이에 문성민은 "크게 신경 안 쓴다. 다른 팀은 특정 선수의 공격 점유율이 높지만 우리가 하려는 배구는 팀원 모두가 공격할 수 있고 득점할 수 있는 배구"라면서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비시즌에 새 신랑이 된 문성민은 주장의 중책까지 맡았다.
그는 "주장은 처음 해 본다. 이렇게 힘든 자리인지 몰랐다"면서 "감독님과 선수 사이에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주장이라고 선수들에게 잔소리만 하기보다는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한다. 후배들이 보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팀 분위기를 두고는 "예전에는 어린 선수들이 선배 눈치를 보는 것이 있었다. 감독님이 그런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하셨다"면서 "요즘에는 후배들이 코트 안에서 말도 많이 하고 코트 밖에서는 먼저 장난도 친다. 연습이 끝나면 같이 게임과 씨름을 하면서 많이 가까워졌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문성민은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는 팬들에게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에는 납득할 수 없는 성적을 냈지만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고 말한 문성민은 "빠르고 새로운 스타일의 배구를 하겠다. 우리의 배구를 즐기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현대캐피탈의 팬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